[MBN스타 최준용 기자]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그리고 김아중까지 대한민국에서 본 적 없는 연기 조합과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텔러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더킹’을 통해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함의 민낯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제작 보고회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류준열 등이 참석했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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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조인성은 이어 “그러던 중 ‘더 킹’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영화를 해야지 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영화로는 늦게 인사드리게 됐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렸던 분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줄 수 있게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재림과의 작업에 대해 “어느 순간 감독과 배우 사이가 아니라 동료 같은 느낌이 들더라.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 수 있었던 작업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을 보면서 감독님의 쓸쓸함을 이해했다. 작품을 책임지면서 현장의 수장으로서 많이 외로웠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료의 마음으로 봐지더라”고 전했다.
조인성은 박태수를 위해 1970년대 고등학교 시절부터 200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만 약 30년의 세월을 연기한 그는 외적인 모습은 물론, 심리적으로 갈등하는 모습 등 섬세하고 다양한 감정선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준비를 마쳤다.
한재림 감독은 조인성과의 첫 만남에 대해 “소주집에서 둘이 만났는데 만나보니 극중 태수더라. 조인성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여성스럽고 섬세할 줄 알았는데 상남자에 터프했다. 두 세 번째 만나도 조인성에게 상남자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 가서 촬영을 하니 그대로 태수 자체였다. 되게 즐거웠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한강식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 무너뜨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권력 안에서 법을 움직이는 사람이면서 비정상적,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이 사람이 처절하게 무너지고 우스워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내가 맡은 캐릭터니까 멋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조인성에 대해 “조인성이 먼저 캐스팅 된 것이 내가 출연하게 된 부수적 이유로 작용했다. 과거 같은 소속사였고, 그 당시 가깝게 지내지 못했던 후배였기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동시대에 살면서 이 친구랑 언제 또 이런 작품 같이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정우성의 말에 “내가 중학교 시절 '아스팔트 사나이'란 드라마 봤다. 그때부터 워너비 선배님이었다. 대학교 신인시절 (정)우성 형이 연출한 작품에 참여도 했다. 우성 형이 이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먼저 손을 내밀어 줬다고 생각한다. 촬영장에서 챙겨주고 좋아해 주셨다. 이제라도 만나게 되서 함께 마음을 나누고 기댈 수 있는 선배가 있어 복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훈훈한 선후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재림 감독은 예고편에서 화제가 된 굿 장면에 대해 “삶이라는 게 많은 우연과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 계속 벌어진다.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도 일어난다. 시국과 닮은 것을 일부러 의도했다기보다는 취재 과정에서 많은 권력자가 이런 일들을 하더라. 우주필름은 SF영화를 만들고 싶은 꿈이 녹아 있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웃자고 만든 내용이 시국과 맞아떨어진다는 것 자체가 불운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우성 역시 “강력한 권력집단 조직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비트는 용기 있는 시나리오였는데 시국이 이렇게 돼서 우연한 상황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감독에게 시나리오 쓸 때 신 내렸냐고 물어봤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연기를 펼친 충무로 젊은 피 류준열은 “영화의 출연을 제안받고,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리진 않았다. 믿음이 있었고 그간 작품들을 워낙 좋아했다. 그 와중에 말씀 드리기만 해도 떨리는 선배님들과 한다는 이야기에 주저 없이, 할 수 있게끔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 촬영 중 장염에 걸린 사실을 밝히며, “그때 고생을 많이 했다. 워낙 촬영이 순조롭게 흘러가서 부담은 없었다. 펜트 하우스 장면은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구경을 많이 했다. 소품이나 의자가 실제로 고가여서 조심스러웠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매작품마다 천의 얼굴로 다양한 매력을 펼친 배성우는 이번 작품에 참여한 것에 대해 “내가 나온 영화 중 회차가 가장 많았다, 그래서인지 배우들과 자주 마주쳤고, 연기하면서도 서로 편하게 지내고 기댈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편하게 마음을 터놓고 서로를 받아주고, 넘겨주는 등 케미스트리 반응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배성우에 대해 “씬스틸러가 아니라 그냥 신이다”라고 전하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정우성 역시 배성우에 대해 “알고 봤더니 영화의 ‘비선실세’였다, 현장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그리고 김아중까지 대한민국에서 본 적 없는 연기 조합과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텔러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 ‘더 킹’은 내년 1월에 개봉한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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