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향한 부정적 인식 우려? 우리도 부끄럽다
살짝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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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을 향한 대중의 환멸이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최고 권력에 바짝 엎드려 국민을 무시하고, 어떤 이는 국민을 위하는 것처럼 하다가 얼굴색을 확 바꾸어 버린다. 선거 전에는 발 벗고 나서 악수를 그렇게 해대더니 나 몰라라 하는 건 이제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중에 괜찮은 인물도 있다. 하지만 몇몇이 그릇된 편견을 갖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정치인이 우리를 실망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대중의 관심이 높은 대중매체, 특히 영화에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소재로 쓰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영화 '내부자들'이 그들을 소재(언론을 포함해)로, 현실을 예언한 듯 썩을대로 썩은 안타까운 대한민국을 그대로 담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 개봉해 인기를 달리고 있는 범죄오락액션 영화 '마스터'도 정치권에 있는 권력자가 잠깐 목소리로 등장한다. 아무리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을 소재로 시작한 영화이긴 해도 정치인을 활용(?)하지 않고 너무 경제사범에만 치중한 듯해 아쉬움이 남았다. 정치 권력자의 목소리 등장이 '왜?'라는 의문을 해결해주지 않았다.
경제와 정치, 언론이 결탁한 이야기로 한 데 묶으면 더 오밀조밀하고 짜임새 있으며 관객이 좋아할 영화가 나왔을 게 분명하다. '내부자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마스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현재 버전은 애초 기획된 것과 달랐다. 최근 만난 '마스터'의 조의석 감독은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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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은 "하지만 국회사무처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게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촬영 중간에 국회의장이 바뀌었기에 한 번 더 요청해봤는데 결국 안 됐다"고 아쉬워했
국회는 대한민국의 3개 기관 중 하나이기에 무턱대고 개방해서는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국회의 문이 조금은 더 낮아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여전히 국회와 국회의원은 국민과 거리가 먼 인상을 준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