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F와 멜로 중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잡았어야 했다. 혹은 재난 영화로 정체성을 확실히 했어야 했다. 영화 ‘패신저스’(감독 모튼 틸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선택도, 집중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패신저스’는 내러티브의 힘을 입증한 영화다. 제니퍼 로렌스라는 걸출한 타이틀롤과 거대 자본도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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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20년 후 ‘터전2’란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에서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 분)이 깨어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동면기 고장으로 5000명의 승객 중 유일하게 잠에서 깬 그는 행성 도착까지 90년이 남았다는 소식에 당황스러워 한다. 그곳엔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게 갖춰졌지만, 교감할 수 있는 인간은 전무한 상태.
짐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썼지만 지독한 고독 속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간다. 자살하려던 찰나 동면한 또 다른 승객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 분)을 발견한 그는 외로움을 해결할 욕심에 오로라의 동면기에 손을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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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오로라 역시 혼란스러워하지만 이것도 잠시. 우주 속 단둘이 남은 젊은 남녀는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고 로맨틱한 시간을 보낸다. 우주선에 하나 둘 결함이 생기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패신저스’는 짧은 줄거리로 다 담아내지도 못할 만큼 여러 에피소드를 욕심내고 있다. 러닝타임 116분간 ‘짐’과 ‘오로라’의 로맨스부터 우주 SF, 예기치 못한 재난, 고독에 대한 깊은 고뇌, 생명 윤리 문제까지 건드린다. 시간은 짧고 할 얘기는 방대하니 ‘수박 겉핥기’처럼 지나가는 것들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제니퍼 로렌스는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비록 오로라의 감정선이 롤러코스터 같지만 연기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도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다. 탄력 넘치는 몸매로 우주 한가운데에서 수영하는 장면은 여러 번 반복해도 싫증나지 않는다. 만일 그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한번쯤 티켓을 끊어도 좋다. 내년 1월4일 개봉.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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