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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해 극장가의 포문은 극과극 매력의 명품 애니메이션들이 연다.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볼거리와 압도적인 스케일, 겨울 대표 흥행 시리즈 ‘눈의 여왕3: 눈과 불의 마법대결’과 마음을 관통하는 감동, 일본 웰메이드 애니 ‘너의 이름은.’이 내년 1월 4일 관객들을 찾는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극대화한 ‘눈의 여왕3’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린, 남다른 깊이를 자랑하는 ‘너의 이름은.’의 대결에 벌써부터 영화 팬들의 가슴은 설레고 있다.
먼저 일본에서 무려 1,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은 만나지 않을 줄 알았던, 서로의 운명을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작품은 완벽하게 떨어진 장소, 당연히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인데 어쩌면 이들이 언제가는 만날지도 모른다는 ‘인연’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천 년 만에 혜성이 다가오는 날을 한 달 앞둔 일본이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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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사람의 다름과 이어짐을 통해 생겨난 ‘거리’의 드라마를 압도적인 영상미와 스케일로 그려낸다. 정밀한 풍경묘사와 아름다운 색채, 섬세한 언어와 시와 같은 대사, 그리고 음악은 한 폭의 완벽한 그림으로 완성된다.
또한 과학의 진보,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 과거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이유로 쉽게 닫히는 현대인의 경직된 마음을 다각도로 어루만진다.슈퍼히어로‧액션‧느와르 등 순간의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국‧내외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긴 여운과 뭉클한 메시지를 가슴 깊이 남긴다.
다만 흥미로운 도입부와 뭉클하고 아름다운 결말에 비해 두 주인공이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중반부는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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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눈의 여왕’을 무찔렀지만 여전히 부모님을 찾지 못한 겔다와 카이 남매. 동생 카이에게 부모 같은 누나가 되고 싶은 겔다지만 오해와 잦은 다툼으로 남매는 자꾸만 멀어진다.
급기야 겔다의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카이는 해적 친구와 함께 모험을 떠나고, 겔다 역시 부모님을 찾기 위해 새친구 로렌과 전설로 내려오는 ‘소원의 돌’을 찾아 나선다. 마침내 금지된 동굴에 도착해 소원의 돌을 찾은 겔다와 로렌.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깨어나선 안 되는 ‘눈의 여왕’과 새롭게 등장한 ‘불의 마왕’까지 부활시키고 만다. 평화를 되찾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대결, 이들은 또 한 번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시리즈에는 기존의 눈의 왕국에 화산과 용암 등 불의 마법 세계까지 더해져 한층 풍성해진 볼거리를 자랑한다. 너무도 다른 성질의 눈과 불이 만나 이색적인 광경을 만들어내고 따뜻한 메시지는 방대한 스케일 속에 비교적 잘 녹아들었다.
특히 반가운 기존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캐릭터인 로렌과 귀여운 눈꽃요정, 익살스러운 석탄요정 등을 등장시키며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추가했다. 불의 마왕과 눈의 여왕의 화려한 마법대결은 절대 놓쳐선 안 될 명장면.
아름답고 신비한 ‘눈’의 미장센과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불’의 조화로 스케일을 키웠고, 액션 역시 볼 만하다. 각양각색의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은 깜찍한 케미를 자랑하며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친구와의 우정, 진실한 믿음
다만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의 전개는 단조롭다. 반전을 꿰하긴 하지만 뻔하다. 기존의 블록버스터 애니들이 보여온 전형성의 틀을 깨진 못한다. 눈은 쉽게 매료되지만 귀를 사로잡을 만한 강력한 OST은 없다는 게 특히 아쉽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