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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극과 극이다. 관람 내내 유쾌한 힐링 에너지가 가득한 디즈니 신작 ‘모아나’와 애잔한 뭉클함으로 깊은 잔상을 남기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서로 다른 극강의 매력으로 애니메이션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단연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을 전망이다.
선발 주자인 ‘너의 이름은.’은 지난 4일 개봉과 동시에 이미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5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이어 개봉 첫 날 한국에서도 예매율 1위를 기록한 것. 개봉 첫날 13만8028명 관객을 동원해 벌써 누적관객수 21만2267명을 기록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에서 301만5165명(재개봉 포함)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재패니메이션 흥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오프닝 스코어(5만2955명)도 월등하게 앞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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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완벽하게 떨어진 장소, 당연히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인데 어쩌면 이들이 언제가는 만날지도 모른다는 ‘인연’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산골마을에서 살고 있는 한 소녀(미츠하)와 절대 만날 리 없던 한 도시 소년(타키)이 꿈을 통해 만나는,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여고생 미츠하는 초등학생 여동생과 할머니와 셋이서 살고 있다. 이장인 아버지는 엄마가 죽은 뒤 집을 떠나 선거 운동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할머니는 집안 대대로 지켜오는 신사 풍습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다. 미츠하는 하루 빨리 이 작고 좁은 마을을 떠나, 도시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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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사람의 다름과 이어짐을 통해 생겨난 ‘거리’의 드라마를 압도적인 영상미와 스케일로 그려낸다. 정밀한 풍경묘사와 아름다운 색채, 섬세한 언어와 시와 같은 대사, 그리고 음악은 한 폭의 완벽한 그림으로 완성된다. ‘운명’ ‘인연’ ‘사랑’ 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솔직한 서사시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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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부족의 저주받은 섬을 구하기 위해 신이 선택한 전설의 영웅, 마우이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다뤘다. 태평양 전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전설의 영향을 받은 만큼, 실제 태평양 섬의 문화와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풍성한 볼거리만큼이나 캐릭터와 스토리 또한 흥미롭다. 엄청난 전설 속 인물이자 변신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마우이’와 바다가 선택한 족장의 딸 ‘모아나’는 각자의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다.
모험심이 강한 ‘모아나’는 용감하고 똑똑하며 의지도 강하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와의 특별한 교감을 통해 암초 너머의 세상에 본능적으로 꿈꾸는 소녀. 마을이 위험에 처하자 ‘마우이’를 찾아 자신의 길을 떠난다.
바람과 바다의 신, 반신반인 ‘마우이’는 마법의 갈고리만 있으면 무엇이로든 변할 수 있는 전설의 영웅이지만 수천 년 전 결정적인 실수로 섬에 갇혀 있다. 명성과는 다른 허세와 숨겨진 아픔이 있는, 입체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너무도 다른 이들은 점차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모험을 떠나게 되고, 험난한 여정 속에서 갈등과 시련을 겪으며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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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연을 바탕으로 모험과 액션, 우정과 자아의 발견 등 버라이어티한 재미가 세련되게 조화를 이뤘다. 오는 12일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117분이다. 전체관람가.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