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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이세영(25)은 아역 배우로 데뷔해 드라마 '형제의 강' '내 사랑 팥쥐' '대장금' 등에 출연했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연기력으로 주목 받았으나 영화 '여선생vs여제자' 이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일반 중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학업에 힘썼기 때문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를 통해 신인상을 받은 그는 성인 배우로 다시 이름을 알렸다.
"신인상 후보에 올랐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받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죠. 학교에 다니다가 성인이 돼서 다시 연기를 시작했어요. '대장금' 때는 아역상 부문이 없었죠. KBS에서 단막극으로 아역상을 받았는데, 11년 만에 KBS에서 상을 받아서 의미가 남다른 거 같아요. 정말 감사했죠."
현우(본명 김현우·32)와 '아츄커플'로 호흡을 맞춘 이세영은 쾌활한 성격의 민효원을 연기했다. 사랑을 받기보단 먼저 남자에게 다가가는 당찬 역할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학업에 집중하다가 성인 배우로 뚜렷한 흥행작이 없었던 갈증을 풀 수 있었다.
"여자 중학교, 여자 고등학교에 나온 후에 여자 대학교에 다니고 있죠. 중고등학생 때는 수학여행도 가고 공부도 했죠. 아역 배우 활동을 하면 성적이 떨어질 것 같았어요. 자존심이 상해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촬영장에 가고 싶었지만, 인성을 가꾸고 지식을 쌓아야 해서 배우 활동은 쉬었습니다."
이세영은 학창 시절에도 꾸준히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그러나 당장 배우의 길을 계속 걷는 것보다는 자신을 가꾸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세영은 "여중 여고는 난장판이다. 내숭 없이 친구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친구들도 어느덧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친구로 이세영을 받아들였다.
"중고등학생 때 연기를 하지 못해 후회하는 건 없어요. 쉰 만큼 다시 연기를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리진 않았죠. 몇십 년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조급한 것도 없었어요. 대학생 때도 수업을 항상 다 채워서 들었죠. 등록금이 아깝기도 했고, 연기과 학생들은 나태하다는 편견이 싫었어요. 인체생리학 수업이 힘들긴 했는데, 가장 재밌었죠. 아직 영어점수가 없어서 졸업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요(웃음)."
이세영은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영상연기학부에 재학 중이다. 같은 과 동기로는 배우 공승연(본명 유승연·24)과 가수 구하라(26)가 있다. 그는 아직도 단체 메시지방이 있다면서 지금도 서로 자주 만난다고 했다. 어린 나이로 연기를 시작했으나 배움은 언제나 그를 따라 다니고 있었다.
"연기과 교수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에서도 공부하려고 해요. 논문을 찾아보고 정리하는 작업도 재밌죠. 공부를 잘하진 못하지만, 그럴 때 편하다고 느껴요. 최연소 교수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당장 졸업하기도 힘들더라고요(웃음). 최연소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되는 것 같았죠. 그래도 40대든 언제든 연기하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무협소설을 읽는 걸 좋아한다는 이세영은 앞으로 액션 장르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무협소설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 악역을 비롯해 입체적인 캐릭터에도 흥미를 보였다. 이세영의 눈에는 아직 배움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월계수 신사들 양복점' 이후 큰 변화는 있을 거 같진 않아요. 다시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동일한 출발선에 서야 하죠. 계속 다른 작품으로 연기해야 해요.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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