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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사람 김상호 사진=오퍼스픽쳐스 |
배우 김상호가 1993년 제대하고 올라와 대학로 공연을 위해 공장에서 일한 일화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월세 방이라도 구하려면 돈이 필요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김상호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소탈한 미소를 지었다.
김상호가 트레이드마크인 헤어스타일에 가발을 쓰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영화 ‘보통사람’에서 사명감과 정의감이 투철한 기자 역할을 맡아, 관객들의 마음을 쑤신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 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시대를 담았을 뿐 아니라 가족애, 우정 등의 감정을 건드려 울컥하는 감정을 들게 한다.
“사람이 사는 것 아닌가. 저도 살고 있는 것이고 그 안에 다양한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 흐름에 있는 감정이 시나리오가 됐고, 배우들은 단단하게 연기를 한 거다. 연기를 하면서 신경을 쓴 것은 작품의 수위다. 너무 가벼워지거나 무거워지지 않을까 고민했다.”
특히 ‘보통사람’은 제목과 달리 평범할 수 없었던 이들의 치열함이 담긴 작품. 작품 속 인물이지만, 김상호는 입체적인 관점에서 캐릭터를 바라봤다.
“시대 배경이 속 인물이 그래서 특별해 지는 것 같다. 파도 뒤에 사람이 있으면 ‘담이 크다’라고 막연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보면 한 인물일 뿐이다. 극 중 장혁과 손현주가 파도 앞에 있는 이유는 아버지로서 임무를 다할 직업이 있기에 그런 것이다.”
김상호는 “장혁 역시 극 중 보통사람일 뿐이다. 과자 사서 사가는 그 역시 아빠이자 가장인 것”이라면서 “펼쳐주는 표현보다 함축적으로 담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갖고 있을 터. 김상호가 생각하는 ‘보통사람’이란 어떤 모습일까.
“보통사람보다 보통사회라는 표현이 나을 것 같다. 괴짜 같은 생각을 해도 ‘그럴 수 있다’라고 편안하게 있고 할 말 다 하며, 생활할 수 있는 사회. 밥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갖은 사람이 골고루 있는 것 말이다. 그 속에 속한 사람들이 보통 사람 아닐까.”
‘보통사람’에서 손현주와 호흡을 맞춘 김상호는 “극 중 손현주가 ‘그 양반이 고집이 세서’ ‘버짐이야 바르고 다녀’라고 말하는 데 참 좋다”라며 그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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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다양한 작품에서 선과 악을 오가며 신스틸러로 활약해온 김상호. 그는 촬영 현장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소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연기는 너무 재밌다. 주말 드라마도 찍고 싶다. 예전부터 연극, 영화, 드라마 나눠지는데 촬영 현장 분위기는 다른데 약속된 신을 완성하려면 열심히 찍어야 한다. 예전에 선배들이 드라마 촬영에 대해 겁을 주기도 했다. 촬영 못하면 엄청 혼난다고 말이다. 막상 출연하고 보니 연극과 다를 바 없더라. 드라마는 가족같은 유대감, 친근감이 있어 참 좋더라.”
꿈을 위해 상경한 그. 이제 다양한 작품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김상호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박힌 배우가 됐다. 하지만 김상호는 ‘꿈을 이뤘다’라는 말에
“꿈을 이뤘다?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면 꿈을 이뤘다고 하겠지만 아직 과정일 뿐이다. 죽을 때까지 작품하고 싶다. 그리고 손에 들어와 있는 일을 잘 해내고 싶다. 펼쳐진 일들을 잘 해냈다는 칭찬이 좋더라.”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