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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절대 제왕과 새로 갇힌 전직 꼴통 경찰의 범죄 액션영화 '프리즌'은 감옥을 소재로 했기에 최근 끝난 드라마 '피고인'이 떠오른다.
박정우 검사(지성)가 아내를 죽이는 등 악행을 이어간 최민호(엄기준)에게 죗값을 물으려 감옥을 탈출하는 등 고군분투한 이 드라마와 결이 전혀 다른 데도 비슷해 보인다.
배우 조재윤이 죄수로, 김승훈이 간수로 등장한 것도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또 한석규와 엄기준은 제집 드나들 듯 감옥을 오간다. 이 외에도 파놉티콘 감옥의 구조, 죄수들끼리의 주먹다짐 등등이 비슷하다.
하지만 '프리즌'은 특유의 힘을 발휘해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을 살리려 노력한다. 한석규와 김래원의 대결 구도. 절대 제왕과 그 제왕 앞에서 무릎 꿇는 듯 보였으나 다른 꿍꿍이가 있는 이가 전하는 시너지가 관객을 끝까지 몰입시킨다.
감옥에서도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는 한석규는 살벌하게 다가온다. 특유의 목소리가 악한 캐릭터와 만나 섬뜩해졌다. '낭만닥터'의 낭만 가득한 한석규는 없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이들 중 하나의 눈을 뽑아 버리려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악마적 본성이 튀어나온다.
또 다른 의학 드라마 '닥터스'에서 매력적인 미소를 날렸던 김래원은 오간 데 없고 꼴통 남성미를 과시하는데, 한석규와 함께 '범죄 액션은 이런 것이다'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다.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라는 것과 한석규가 연기한 익호를 이해하기 위한 과거 연결 고리가 없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올 만한 작품이다. 결말도 뻔하거나 드라마틱하지 않게 현실적으로 담아내 흥미롭다.
감옥 안에서 완전 범죄를 꿈꾸었던 제왕이 어떻게 몰락하는지, 한석규가 어떻게 처절하게 울부 짖는지 등등이 관전 포인트라 하겠다. 한석규에게 절대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김래원의 연기 바라보는 맛도 쏠쏠하다.
'프리즌'은 22일 밤 개봉해 8만 관객이나 동원,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