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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마다 ’벚꽃 엔딩’을, 여름에는 ’여수 밤바다’를 차트 진입시키는 가수 장범준.
음악다큐멘터리 ’다시 벚꽃’(감독 유해진)은 장범준의 노래는 들어봤으나 그를 잘 몰랐던 이들을 위한 ’입덕’ 영화다. 장범준이 가수라는 호칭보다 노래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일종의 리얼 성장기다.
지난 2011년 ’슈스케’를 통해 혜성같이 나타난 그가 주인공인 이 다큐가 대단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장범준 음악의 세계관이라고 할 탐구의 시도는 있으나 깊이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럴 목적으로 만든 건 아닌 듯싶다.
음악인이자 아들, 형, 아빠로서의 모습이 얕지만 넓게 소개되는데 그중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고 들어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악보도 볼 줄 몰랐고, 계이름으로 소통할 수 없었으나 음악을 좋아했던 장범준. 버스커버스커로 벼락 관심을 받았으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걸 느낀 그는 부와 명성을 뒤로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기량을 갈고닦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건 분명 쉽지 않았을 선택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그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 반지하 카페에서 노래를 만들고, 아마추어팀과 호흡을 맞추고 콘서트를 펼치는 그는 결국 뻔한 음악으로 관객을 찾지 않았다. 장범준 솔로 2집은 1집과 달리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처음엔 사랑이란 게’ ’소나기’ ’골목길 어귀에서’ 등등의 노래들이 언제, 어떤 이유로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무척이나 현실적인데 대중의 보편적 정서와 맞아 떨어진다. 그의 외모가 특출나거나 목소리가 빼어나지 않았어도 사랑받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난 주말, 단출하게 가족 나들이 가는 차 안. ’벚꽃엔딩’이 울려 퍼진다. 그래, 그래, 그렇구나. 봄이 왔구나.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