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구의 연예열전] 고소영·조여정·최강희…여배우가 이끄는 KBS드라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고소영 조여정 최강희가 단순한 멜로가 아닌 미스터리 추리극에서 중심축으로 KBS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송중기 박보검 박신양 등이 활약했던 KBS 안방극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이은희(조여정 분)가 심재복(고소영)의 삶에 끼어들어 옛사랑인 구정희(윤상현)에게 집착하는 내용이다. 극 초반에는 구정희의 불륜을 다뤘으나 이은희를 둘러싼 비밀이 밝혀지면서 호평받고 있다.
고소영은 2007년 SBS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완벽한 아내'를 통해 드라마에 출연했다. '패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뒤로 한 채 평범한 아줌마를 연기했다. 후줄근한 옷차림에 남편의 외도에도 가족을 우선하는 연기는 '배우 고소영'에 있던 고정 관념을 깨드렸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단막극 '베이비시터'에 이어 '완벽한 아내'에 출연한 조여정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홀로 거울을 쳐다보며 섬뜩한 표정을 짓거나 상대와 기싸움 하면서 아동학대를 받은 이은희의 트라우마를 표현했다. 작품의 전개에 따라 변하는 이은희의 감정과 이를 표현하는 조여정의 연기는 극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연예계 대표 동안' 최강희는 권상우와 KBS 2TV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은 열혈형사 하완승(권상우)와 생활밀착형 추리 여왕 유설옥(최강희)가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푸는 드라마다.
2회째 방송된 '추리의 여왕'에서 최강희는 검사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고 시집살이를 하지만 사건 현장에 관심을 보이는 유설옥을 명랑하게 그렸다. 최강희가 표현하는 엉뚱한 유설옥은 '추리의 여왕'이 추리극이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따뜻한 작품으로 자리 잡도록 도왔다.
고소영 조여정 최강희는 드라마에서 '수동적으로 사랑을 받는 대상'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위해 몰두하거나 당당히 가정을 지켰고, 전통적인 가족 틀 안에서도 사건을 추적했다. 연기 경력을 쌓아온 이들은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소화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가지 시청자의 관심이 높은 평일 심야시간대 드라마에서 여자 배우들의 활약은 관심을 받을 만하다. 조력자나 멜로 상대가 아닌 주인공으로서 작품을 굳건히 만들어가고 있어서다.
'완벽한 아내' '추리의 여왕'은 각각 5, 9%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호연 속에서도 아쉬운 기록을 내고 있다. 그러나 고소영 조여정 최강희라는 여자 배우들을 내세운 드라마가 주요 시청 시간대에 전파를 타고 있는 것은 여자 배우들의 장르나 역할이 과거보다 넓어진 한국 드라마의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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