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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정소영 객원기자]
배우 차태현과 윤시윤이 ’1박2일’에서 감동적인 시를 발표했다.
9일 방송된 KBS2 ’1박2일’에서는 멤버들이 ’시인과 함께 떠나는 감성여행’ 주제를 받고 시인으로 변신했다. 이들은 숲속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시를 써야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개그감 넘치는 시를 썼지만, 차태현과 윤시윤은 감동적인 ’자화상’을 그렸다.
해맑은 모습이 늘 익숙한 차태현의 시 ’자화상’으로 그의 진지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시 ’자화상’은 다음과 같았다.
"너도 이제 저 뒤에 보이는 노송처럼 많이 늙었구나. 옛모습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지금의 모습도 그리워질테니 자주봐서 기억해야지. 너의 눈 속에 보이는 붉은 거미줄은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겠지. 그래도 나의 뒤에 보이는 노송들처럼 내 곁에도 친구들이 많아서 외롭진 않겠구나."
차태현은 소년 같은 모습으로 그동안 사랑받아왔다. 해가 지나도 한결같은 모습에 사람들은 그의 나이를 잊은 듯, "여전히 소년같다"는 감탄을 반복했다. 그러나 만 41세가 된 그 역시 세월의 흐름을 오롯이 느끼고 있던 것이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차태현은 시 발표 끝무렵에 "집은 태은이꺼, 수찬이는 살 좀 빼고, 수진이는 언니한테 잘 보여라"라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러나 농담 속에도 그의 애틋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물동이 돌리기’ 대결에서 금세 지친 차태현의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차태현의 시에서 세월의 야속함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감사히 여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그는 여전히 ’해맑은 소년’을 연상하게 했다.
윤시윤 역시 마음을 울리는 ’자화상’을 발표했다. "여전히 내 마음은 열세살에 머문 것 같은데, 어느덧 눈가를 보니 주름이 보입니다. 발자국처럼 숲길처럼 바닷물결처럼 내 삶의 추억이 흔적이 보입니다. 어떠한 기쁨이 있었길래 흔적이 생겼을까. (중략) 내 얼굴이라는 일기장을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준호는 "주름을 발자국으로 표현한 것이냐"며 감탄하면서도 "내비게이션에 없는 길"을 시에 담을 줄 알았다며 놀리기도 했다.
’내비게이션에 없는 길’은 윤시윤이 지난해 ’1박2일’ 대학 특집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한 특강 제목이다. 그는 당시 "고속도로와 달리 내비게이션에 없는 길은 굽이 굽이 돌아야 하지만, 지나고 보면 의미 있다"는 내용을 전하며 대학생들에게 힘을 보탠 바 있다.
’내비게이션에 없는 길’과 마찬가지로, 윤시윤의 ’자화상’은 그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줬다. 윤
차태현과 윤시윤의 시는 다른 멤버들처럼 웃음을 선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들 덕에 인생을 긍정적으로 돌아보는 ’고품격 시’를 ’1박2일’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