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정기고가 서른 여덟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열 여덟에 정규앨범을 발매해도 빠르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두 번째 정규앨범은 환갑 때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가수 정기고 첫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20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렸다. 같은 소속사인 케이윌은 정기고의 쇼케이스를 소개하면서 38세인 그의 나이를 강조했다. 정기고에게는 그만큼 특별한 의미를 담아 다시 첫발을 내딛는 앨범이다.
정기고는 이날 수록곡인 '녹턴(야상곡)'을 부르면서 첫 무대를 꾸몄다. '녹턴(야상곡)'은 지금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와 불투명한 희망에 대한 갈망 등을 직설적이지만 섬세하게 풀어낸 펑키 알앤비 장르의 곡이다. 깊게 깔리는 베이스가 리듬감을 더한다.
정기고는 "첫 정규앨범을 데뷔 후 16년 만에 발표하게 됐다. '녹턴(야상곡)은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이나 색을 보여주는 적합한 노래다"고 말했다.
근황에 대해서는 "활동하기 전에 체중 감량을 했다. 비시즌 때 너무 많이 먹었다. 체급을 안정화하는 데 몰두했다"며 "'썸' 활동할 때는 15kg를 뺐었는데, 이번에는 10kg을 감량했다. 단식이 아닌 절식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기고는 사랑하는 감정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순간 문득 튀어나오는 사랑에 대한 기억을 표현한 '어 오'를 불렀다. 살짝 힘을 빼고 아련한 감성을 전하는 정기고의 보컬이 특징인 노래다.
정기고는 "인트로와 아웃트로인 '1322' '1201' 트랙은 모두 방 번호다. '1322'호에 살 때 처음 앨범을 준비한 뒤 '1201'호에 있을 때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멜로디 쓸 때는 시간이 별로 안 걸리는데, 가사 쓸 때는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어 오'가 가장 오래 가사를 쓴 노래다. 삶이 작곡을 하는 데 스타트 포인트가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누구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감정이입을 해서 가사를 적을 때도 있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을 생각보다 많이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작업한 곡들도 수록한 이번 앨범에는 3년 동안 쌓아온 정기고의 음악 결과물이 모였다. 그는 수록곡에 얽힌 뒷이야기도 풀어놨다.
정기고는 "'판타지'는 그레이의 곡이다. 작업실에 놀러갔다가 발견했다. 크러쉬가 가이드를 부른 상태였다. 녹음까지 마쳤는데, 크러쉬가 쓰려고 했던 곡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크러쉬에게 '앨범이 나와야 한다'고 사정했고, 크러쉬가 양보해줬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정기고는 노래 외에도 직접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오랜 만에 음악방송 녹화를 했다. 정신이 없었다. '썸' 처음 할 때 느낌이었다. 음악방송, 라디오, 공연 등으로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개인 콘서트를 개최하거나 페스티벌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기고는 2002년 I.F의 '리스펙트 유' 피처링으로 데뷔한 뒤 도끼 더콰이엇 에픽하이 등의 뮤지션과 작업해 '피처링 히트 메이커'라고 불렸다. 2014년에는 씨스타 소유와 부른 '썸'이 인기를 얻어 이름을 알렸다. 이어 '너를 원해' '렛 미 러브 유' 등의 곡을 발표했으나 정규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고가 마지막으로 부른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 내린 새벽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이야기를 담았다. 멜로디를 휘감는 정기고의 감각적인 보컬이 돋보이고, '썸'을 연상하게 하는 로맨틱한 창법도 만날 수 있었다.
정기고는 늦은 나이에 정규앨범을 발표한 데에 "아직은 뭔가 와닿지는 않는 듯하다. 앨범을 끝냈다는 뿌듯함은 있지만, 사람들에게 제 앨범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감이 오지 않는다"며 "사실 부담도 있다. 긴 기간 동안 준비해서다. 오래했다고 거창한 건 아니다. 실망하시는 분도 계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썸' 활동할 때 너무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음원순위나 TV를 본 적도 없다가 계속 1위를 하는 감정을 잘 몰랐다. 저에게는 너무 고맙고, 감사한 곡이다. 그때부터 많은 분이 저를 알게 됐다. '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그만큼 사랑받는 곡을 만날 수 있는 가수가 별로 없을 듯하다. 항상 좋은 추억이다"고 회상했다.
정기고는 "앨범을 제작할 때 음악적으로 새롭게 시도하기보다는 2002년부터 곡을 쓴 스타일을 잃지 않으려는 데 중점을 뒀다.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