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정장을 빼입고 선글라스에, 명품 같은 시계를 찬 7개월 아기가 흥겨운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들썩인다. 발걸음도 남다르다. 이 설정부터 이미 상상력 가득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애니메이션이 예고된다. 동시에 반전 카리스마까지 쏟아지는 '쇼타임'이다.
영화 '보스 베이비'가 강조하는 건 결국 가족애다.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다양한 상상의 나래가 관객을 미소 짓도록 자극한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한 7살 아이 팀(마일즈 크리스토퍼 박시)에게 '동생'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첫째 아이의 두려움 혹은 불안감을 그럴법한 상상력으로 그리는가 싶더니 한 차원 더 높은 상상력을 발휘한다.
하늘과 바다를 오가며 공룡과 상어를 상대하는 등 상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던 아이 팀. 그에게 생전 처음 시련이 닥친다. 바로 '동생'이 배달되면서다.
팀은 말하고, 걷고, 회의도 하며, 전화도 하는 7개월 된 이 아기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앙증맞은 외모의 아기는 부모님 앞에서는 울고 떼쓰는 등 영락없는 아기지만 팀 앞에서는 본색을 드러내기 때문.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의 중후한 목소리가 예상을 깨고 튀어나오는데, 역대급 반전 카리스마 매력이 발산된다.
이 상상력은 세상 어딘가에 꼬맹이들의 '베이비 주식회사'가 있다는 가상의 설정까지 이어진다. 아기들이 현실에 잘 순응하면 인간 세상의 가족에 편입되고, 웃지도 않고 의심하며 시크하다면 '베이비 주식회사'의 중간 관리자로서 회사 일을 하게 된다는 것.
이 7개월 된 아기도 애완동물에게 빼앗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팀의 부모가 일하는 애견 회사에서 선보일 늙지 않는 신상 애완견 '포에버 퍼피'의 정보를 빼내오는 임무를 받고 잠입한 일종의 '베이비 주식회사'의 특수요원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 중간 관리자 아기들도 특별한 동안 우유를 마시지 않고 쪽쪽이를 떼면 '베이비 주식회사'를 잊고 평범한 옹알이 아기가 된다는 등의 설정 역시 특색있다.
팀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할 마음에, 이 특수요원은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 괜찮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힘을 합친다. 티격태격하던 두 아이가 작전을 짜 임무를 해결하는 상황은 웃음폭탄의 연속이다.
제작진은 상상력의 끝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기가 막힌 설정들로 관객의 배꼽을 빠지게 하는 데 노력을 다했다. 두 아이의 모험에 힘을 실은 옆집 아기들의 사랑스러운 매력도 빛을 발한다. 이들은 어떻게 임무를 완수할까?
물론 부모들의 눈에 비친 두 아이는 무슨 짓을 해도 그저 귀여울 뿐이다. 아웅다웅하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악당의 적절한 등장과 악당을 물리치는 방법도 사랑스럽다.
제작진의 무한한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동물을 좋아하는 이들은 극단적인 이분법 설정을 싫어할 수도
'슈렉' '쿵푸팬더'를 내놓았던 드림웍스가 원작동화책 '우리집 꼬마 대장님(원제: The Boss Baby)'을 스크린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러닝타임 97분. 전체 관람가. 5월 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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