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마술로 남을 속여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고수(39)가 스크린에 돌아왔습니다. 그는 다음 달 9일 개봉하는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죽인 범인을 쫓는 마술사 최승만 역을 맡았습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원래 남을 속이는 것을 잘 못 한다"면서 "게임을 해도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배역을 위해 카드 마술, 탈출 마술 등 한 달간 마술 특훈을 받았습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빌 S. 밸린저의 1955년 소설 '이와 손톱'을 원작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한 마술사의 이야기와 시체 없는 살인사건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교차하다 차츰 접점을 이룹니다. 그는 "여러 사건과 장르가 충돌하고,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여서 촬영 내내 진실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고수는 지난 2월 개봉한 '루시드드림'에 이어 3개월 만에 신작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최근에는 하반기 개봉 예정인 '남한산성'의 촬영도 마쳤습니다.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같다'는 말에 그는 "3~4년 전 받은 시나리오들이 이제 결과물로 완성된 것"이라며 멋쩍어했습니다.
고수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2013)에서는 아내를 찾으러 다니는 남편 역을, '루시드드림'에서는 납치당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역을 맡는 등 주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는 "극 안에서 변화가 있는 인물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면서 "이제는 제대로 된 악역 등 다양한 캐릭터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여행과 등산이 취미라는 그는 특히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의 여름'과 같은 로드무비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52살의 철부지 아저씨와 엄마를 찾는 9살 꼬마 사이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고수는 최근 몇년간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카메오로 잠시 등장한 '덕혜옹주'(2016)를 제외하고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전작 '루시드드림'도 10만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도 흥행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한두 작품의 흥행보다는 제가 어떤 배우로 남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고수는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는 부담감을 드러냈습니다.
"저는 리액션이 느린 편이에요. 데뷔 초창기 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주변 분들이 모두 불편해하시더라고요. 말도 조심해서 하는 편이지만, 한번 하면 모든 것을 다 꺼내는 성격이어서 예능은 저와 잘 안 맞죠. 예능 말고도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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