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혐의로 너무나 힘들었던 당시,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무작정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눈물로 억울한 심정을 하소연했던 기억이 나요. 이런 저런 생각에 무서웠지만 끝까지 저를 믿어준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했어요. 여전히 많은 소문과 악의적인 댓글, 선입견이 존재하지만 이제는 용기를 내 한 발짝 내딛어 보려고 합니다.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을 때,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워준 가족을 위해 잘 해내고 싶어요. -작년 겨울, 연극 ‘사랑에 스치다’ 인터뷰 中”
배우 성현아가 또 다시 잔인한 시간 속에 갇혔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오랜 공백기 끝에 어렵사리 대중 앞에 선 그녀가 오래 전부터 별거 중이었던, 그러나 소중한 한 명의 가족이었던 남편이 숨진 채 발견돼 또 한 번 불편한 시선의 중심에 서게 됐다.
9일 오전 8시 40분께 경기도 화성시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 인근 공터에 주차된 티볼리 승용차 안에서 성현아의 남편인 최모(4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번개탄 1장이 불에 탄 상태였고, 문은 잠겨 있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발견된 현장은 최씨 자녀들이 거주하는 화성 모처와 가까운 곳으로 알려졌으며 최씨는 지난달 20일 이후로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범죄를 의심할 만한 여지가 적고, 최씨가 168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서울 모 검찰청으로부터 수배된 상태였다는 점 등을 토대로 고인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쏟아지는 기사와 악플들을 보고 있자니, 인터뷰 당시 어렵사리 복귀하게 된 연극 무대를 앞두고 아이처럼 기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견디고 이 악물고 이 자리게 서게 된 지금,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 것”이라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나의
엄마로서, 여자로서, 누군가의 가족 그리고 여배우로서도 이제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던 그녀에게 또 다시 예견치 못한 시련과 불행이 닥쳤다. 언제쯤이면 그녀의 잔인한 시간은 끝이 날까. 기구한 그녀의 운명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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