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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둘러싼 극장과 넷플릭스의 힘겨루기가 좀처럼 끝나질 않고 있다. 태생적 이유로 인해 생겨난 극장 개봉 논란이 프랑스에 이어 한국 무대로까지 번진 것. 극장 측과 넷플릭스 간 치열한 기싸움에 ‘옥자’의 개봉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주연배우인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제이크 질렌할, 릴리 콜린스 등은 조만간 한국을 찾을 예정이지만 극장이벤트 대관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13) 이후 4년 만에 꺼낸 신작이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지난 19일 최초 공개되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던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최초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영화 역사상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는 이유로 칸영화제 내내 논란의 중심에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한국 개봉을 놓고도 극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CGV를 비롯한 롯데, 메가박스 등 한국 멀티플렉스에선 ’옥자’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라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통상 외국배우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할 경우, 기자회견과 레드카펫에 이어 영화 관람을 같이 하곤 하지만 ’옥자’는 극장 측에서 이벤트 대관 등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행사 진행에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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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측은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그동안 넷플릭스와 극장, 양측과 개봉 방식에 대한 협의를 꾸준히 해왔다”면서 “모두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긴 어려운 사안이었지만 가능한 최선의 개봉방식을 넷플릭스와 협의해 극장 측에 전달한 후 지난 15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표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상영여부에 대한 결정 없이는 극장 광고나 시사를 위한 대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개봉 준비를 위해 현재의 상영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며 “극장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극장들의 회신 내용을 토대로 개봉일까지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칸영화제 이후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옥자’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더 큰 산에 맞닥뜨리며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변화를 앞두고 과도기적인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옥자’는 각종 논란을 딛고 한국 극장가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까.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 관객들은 ’옥자’와 무사히 만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