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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야 사는 남자’가 연이은 화제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둔다 |
MBC ‘죽어야 사는 남자’는 동시간대 수목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드라마의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소재, 연출, 배우들의 연기 변신, 경쟁작의 부진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맞물려 시너지가 발휘됐다.
틀을 깬 소재 그리고 연출
‘죽어야 사는 남자’은 중독 석유재벌 백작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기에 많은 관심과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최민수 역시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한 달 동안 집 밖을 못 나갔다. 방 안에서 대본도 못 봤다”라며 캐릭터 분석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독특한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고, 드라마 소재의 범위를 넓혔다.
‘죽어야 사는 남자’ 연출도 일반 드라마와 달랐다. 극중 백작 역을 맡은 최민수는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듯 독백을 이어나갔다. 첫 회 백작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최민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겠지만 맞습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알면 전 세계가 발칵 뒤집힐 겁니다. 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았냐고요? 나라가 뭐가 중요합니까. 헬조선 뭐가 좋다고”라며 연극적인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극 중간에는 백작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독백을 넣어 독특한 연출을 선보였다.
# 시청 포인트 중 하나였던 ‘배우들의 끝판왕 케미’
‘죽어야 사는 남자’의 케미왕은 단연 최민수다. 최민수는 ‘케미 지옥’이라는 타이틀을 증명하듯 딸로 호흡을 맞춘 강예원을 비롯 신성록, 이소연, 조태관 등 모든 배우들과 완벽한 연기 합을 자랑하며 역시 ‘갓민수’라는 평을 받았다. 이지영A로 분한 강예원과는 유쾌한 부녀의 모습부터 훈훈한 가족의 정까지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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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야 사는 남자’가 연이은 화제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둔다 |
최민수는 사위 강호림 역의 신성록과는 ‘톰과 제리’를 능가하는 세기의 앙숙 케미로 웃음을 선사했다. 두 남자는 강예원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숨막히는 추격전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보는 이들의 폭소를 유발하는 코믹한 장인과 사위 사이로 시청자들의 무한 지지를 받았다.
최민수는 딸로 착각했던 이지영B를 맡은 이소연과도 다정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극 중 최민수와 가장 많은 장면을 촬영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백작의 비서 압달라로 분한 조태관 역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남남 콤비를 자랑했다.
이외에도 극 중 백작의 딸 찾기 대작전의 방해가 되기도, 또 가장 큰 도움이 되기도 하며 안방극장의 쫄깃한 긴장감을 전한 못 말리는 탐정 콤비, 한소장과 양양으로 분한 김병옥과 황승언, 강예원과는 워맨스를, 최민수와는 미묘한 썸과 함께 수위 높은 스킨십을 선보인 배해선 등 감초 연기자들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 수목드라마의 침체기
‘죽어야 사는 남자’가 1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 방송사 수목드라마의 부진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여진구와 이연희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SBS ‘다시 만난 세계’, 김재중의 군 제대 복귀작 KBS2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
‘다만세’ ‘맨홀’ 두 작품은 방영 전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반해 ‘죽어야 사는 남자’는 독특한 소재와 따뜻한 가족애, 코믹 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으며 수목드라마 강자로 우뚝 섰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