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는 알겠다. 신선한 소재도, 리얼한 상황과 색다른 감성도 매력 적이다. 하지만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색깔의 마성의 미를 뽐내든 예능은 예능이다. 사서한 고생이든, 의미 있는 고생이든, 이를 통해 건강한 웃음을 최우선으로 선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서고생’의 첫 방송 이후에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갈수록 위험해 보이는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리한 설정이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JTBC2 ‘사서고생’에서는 벨기에에 새벽녘에 도착한 소유의 처절한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프로그램은 ’21세기 판 新 보부상’을 콘셉트로, 연예인들이 해외 현지에서 직접 물건을 팔아 마련한 경비로 여행을 즐기는 자급자족 여행 버라이어티. god 박준형, 정기고와 소유, 걸스데이 소진, 그리고 뉴이스트의 렌(최민기)은 이 같은 콘셉트를 바탕으로 벨기에로 떠났다.
비행기 연착으로 현지 시각 밤 12시 넘은 시간에 도착한 일행들은 제작진의 말과 달리 너무나 추운 날씨, 암흑 같은 도시의 풍경, 결정적으로 숙소가 없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했다. 제작진은 “차가 끊긴 시간에 도착해 어쩔 수 없이 호텔이 있는 거리까지만 태워준다”며 기차 프리패스와 유심칩을 지급했고, 차에서 내린 멤버들은 그 늦은 시간에 숙박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 나서 무작정 물건을 팔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소유는 어두운 밤에 팔 물건을 생각하고 빛이 나는 공을 꺼내 들어 초인급 순발력을 발휘했고 예상치 못한 첫 판매 성공에 멤버들은 환호했다. 이로 인해 소유는 ‘거상 소유’라는 애칭을 얻으며 첫 회의 막이 내렸다.
멤버들의 우여곡절이 리얼하게 담겨 생생한 재미를 선사했지만, 도에 지나친 설정에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한 반응을 나타냈다.
첫 방송 후 각종 온라인을 통해 “숙소도 없는 건 너무 했다. 안전도 생각해야지, 예능을 보면서 이렇게 불안할 줄이야” “그 시간에 무슨 일 나면 어쩌려고 하지? 마지막에 완전 화나더라” “진짜 숙소도 없는 건 너무했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인데 무리수였다”, “인간적으로 자정이 넘었는데 저렇게 구는 건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유럽도 밤에는 우리나라보다 안전하지 않다.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데” “국내도 아니고 국외서 잘못되면 어쩌려고 저러지? 불안하
신선함이든 리얼함이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가히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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