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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첫 전파를 탔다. 제작진은 "참가자들의 방송 분량을 공정하게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이돌 리부팅'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 듯한 연출은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더 유닛'에서는 500명이 참가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린 1차 예선 현장이 공개됐다. 합숙에 들어가는 126명을 추리는 무대이자 가수 멘토와 관객들에게 평가 받는 자리였다.
이날 첫 무대를 꾸민 건 지난 8월 데뷔한 신인그룹 굿데이였다. 이들은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나 관객 평가에서 '슈퍼 부트' 평가를 받지 못해 멘토들의 심사를 받았다. 굿데이는 럭키를 제외한 멤버들이 멘토의 부트를 통해 다음 단계에 진출했다.
향후 프로그램을 가늠하게 하는 첫 지원자가 신인그룹이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더 유닛'은 아이돌 가수로 데뷔한 이들에게 다시 도전하는 기회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데뷔한 지 3개월이 된 신인그룹이 '더 유닛'에 출연해 '재도전'이라는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이 외에도 JYP 연습생이었다가 배우를 준비 중인 이정하와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이주현이 출연했다. 이정하는 어설픈 실력에도 매력을 전했고, 비가 직접 무대에 나와 춤을 알려줄 정도로 관심받았다. 이정하는 초등학생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한 만큼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했다.
굿데이와 더불어 이정하 이주현의 분량은 참가자 가운데 많은 편에 속했다. 500명 가운데 방송에 출연하는 건 어렵지만, 이들은 단숨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 각자의 매력은 충분했음에도 이미 데뷔한 아이돌 가수들을 모아 유닛을 결성한다는 큰 틀에는 맞지 않는 참가자들이었다.
제작진은 앞서 방송을 위해 캐스팅한 가수들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이정하 이주현은 방송의 재미를 살릴 만한 이들이었다. 방송을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읽히는 부분이다.
'더 유닛'에 어울리는 달샤벳 라붐 등은 화면에 잠시 비칠 뿐이었다. 합숙 단계에서 데뷔한 가수들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지만, 데뷔 가수들보다 신인이나 연습생들이 돋보였다.
이에 따라 오디션 프로그램 경쟁 속에서 '더 유닛'만의 색깔을 전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관객들의 '슈퍼부트'에 이은 멘토의 '부트' 평가와 비를 중심으로 한 냉철하기보단 따뜻한 심사평은 호평받을 만했으나 기준이 모호한 출연자 섭외와 방송 분량 때문에 방향성이 희미해졌다.
참가자들의 무대가 펼쳐질 때나 멘토의 멘트가 나올 때 쏟아지는 자막들은 과장하거나 내용이 과한 듯했다. 방송에 도움이 돼야 하는 자막들이 보는 데 방해가 된 것이다. 제작진이 향후 자막 내용을 줄이거나
필독 양지원 등 경력 있는 가수들도 활약한 '더 유닛'은 그럼에도 첫방송부터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방송의 흥행을 위해 특정 참가자를 도드라지게 담아야 할 테지만,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라는 콘셉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역시나 제작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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