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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 외에 `강소주`로 사랑받은 배우 서현. 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그동안 대중에 각인됐던 조용한, 바른생활 이미지는 사실 6년 전 제 모습이었죠. 6년이 지난 지금 제 모습은 매 년 변해가고 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모습이 실제 제 성격과 많이 닮아 있어 연기하면서도 정말 즐거웠어요. 드라마 하는 동안 서현이 소주였고, 소주가 서현이었어요.”
이토록 파격적인 변신이라면 데뷔 후 줄곧 한결같던 이미지의 자신을 사랑해준 많은 팬들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토록 강렬하고도 흥미로운 배신감(?)을 선사해준 그녀가 오히려 더 기대되는 건, 왜일까.
‘연기돌’ 아닌 배우로 거듭난 서현(본명 서주현, 26)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의 여주인공 강소주 역을 맡은 서현은 털털함을 넘어선 강렬한 활약으로 데뷔 첫 장편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현은 1시간 남짓 인터뷰에서 ‘도둑놈, 도둑님’ 관련 이야기는 물론 10년간 정들었던 친정, SM엔터테인먼트의 울타리를 떠나 홀로서기를 시도한 속내와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서현은 “호흡이 긴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50부라는 긴 호흡을 가지고 가는 드라마라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책임감도 크고, 첫 주연작이라 잘 해야겠다,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매 순간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지나고 나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모니터 하면서도 못 한 점, 단점만 보였고, 배워야 할 점, 채워야 할 점이 많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50부작이니까 절반 정도 넘어가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매 번 새로운 대본을 받는 느낌이었죠. 이 인물의 새로운 상황, 일생을 표현하는 거니까 늘 새로운 감정을 요하고, 분석을 해야 하고 분석의 깊이도 달라지는 걸 느꼈어요.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스러운 건 서현 자신이 느끼는 캐릭터와 스스로와의 싱크로율이 상당했다는 것. 서현은 “캐릭터가 나와 잘 맞았다. 굉장히 밝은 친구고, 에너지 넘치고 깡 있는 캐릭터다. 소녀시대 10주년 앨범도 비슷한 시기에 준비하느라 체력적인 면에서 걱정도 했는데 강소주가 워낙 밝은 인물이다 보니 오히려 힘이 더 나더라”고 말했다.
“이번에 주말드라마 하며 재미있던 경험이,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번엔 ‘어 깡소주 아가씨 아니야?’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거예요. 10년 활동 했는데 처음이었죠. 되게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서현은 “소녀시대 아닌 캐릭터로 봐주시는 게 신기했다. 주말드라마 하면 아주머니들이 좋아해주시는구나 싶어 재미있었다. MBC 근처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어느 아저씨도 바이크 타고 가시면서 ‘깡소주 파이팅’이라 말씀하셔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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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현은 극중 파트너 지현우에 고마움을 표했다. 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부담감이 있었어요. 너무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데, 피해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사실 대사를 외우는 건 기본적인 거잖아요. 기본적인 것부터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본을 아예 안 들고 다닌 건 아니지만(웃음) 손에 많이 들고 있으려 하진 않았어요. 대본을 갖고 있으면 대본에 계속 의지하게 되니까. 대사만 달달 외우는 느낌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을 생각하면서 대본을 최대한 안 보려고 했죠. 덕분에 스스로 자신감도 더 생기고 평정심도 잃지 않을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지현우를 만난 게 행운인 것 같다”며 파트너 지현우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상대배우 복도 있다는 느낌이 든 게, 첫 주연이라 제가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부담스럽지 않게, 편하게요. 우리가 극중 동갑내기 설정인데, 실제 나이 차는 나니까 걱정을 했죠. 처음부터 편한 친구가 되어야 하니까 반말 하고 편하게 하라고 마음을 열어줬어요.“
서현은 “처음엔 반말이 불편했다. 사실 내가 말을 진짜 잘 못 놓는데, 이번엔 의무적으로 놨다. 편한 연기가 나오게 하기 위해서였다“며 “계속 하니까 되더라. 막상 초면부터 반말 하려니 오히려 편하더라“고 웃어 보였다.
지현우의 서현에 대한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서현은 “연기하는 데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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