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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감독 양우석, NEW)의 경쟁구도에 27일 ‘1987’(감독 장준환, CJ엔터테인먼트)이 개봉하면, 올해 극장가의 마지막 삼파전이 펼쳐진다. 마지막 승부가 남아 있으나 2017년 한 해 영화 투자배급사 빅4의 성적표는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 과연 올 한해 누가 충무로를 휘어잡으며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을까.
매출 순서로만 따지면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순이지만, 활약상으로 보면 쇼박스가 단연 돋보이며 CJ엔터테인먼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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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60억원을 들인 ‘군함도’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미운털이 박혀 개봉과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선데다 작품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을 들으며, 결국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퇴장했다. 설경구·임시완 주연의 ‘불한당’은 해외 영화제에서 초청 받으며 관심을 모았지만 불필요한 구설에 올라 순식간에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40만 관객수만큼이나 충격적인 혹평을 받은 김수현, 설리의 ‘리얼’은 올해의 최대 망작으로 남았다. 그나마 작품성은 인정받았던 ‘남한산성’도 일부 “지루하다”는 평 속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최민식을 앞세운 ‘침묵’을 구원투수로 내세웠지만 이조차 초라한 성적으로 차트 아웃됐다.
마지막 희망은 기대작 ‘1987’이지만 12월말 개봉이라 흥행에 성공한다고 해도 올해 성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처음이자 마지막 흥행작인 ‘공조’만 남은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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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는 1980년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가 한국에 와서 택시를 타면서 벌어진 실화로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백하면서도 여운 있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등 신구 연기파들의 열연으로 국내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 흥행 뿐만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폐막한 ’제3회 아시안 월드 필름 페스티벌(Asian World Film Festival: AWFF)’에서 ’최우수 작품상(Best Picture)’ 등 3관왕을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3월 개봉해 293만 관객을 동원한 ’프리즌’과, 9월 개봉해 265만 관객을 동원한 ’살인자의 기억법’이 쇼박스가 배급한 영화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탄탄한 원작의 신선한 재탄생으로 호평 받았으며,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 열연으로 올해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부활을 알렸다. 이어 ’꾼’은 11월 비수기 극장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24일 기준 401만 관객을 동원했다.
현재 한국 영화 관객점유율 25.1%를 기록,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쇼박스는 올해 실적도 돋보인다. 2012년부터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유일한 국내 배급사이기도 하다.
‘해빙’과 ‘보안관’, ‘청년경찰’, ‘7호실’ 등 연기파 배우들을 내세운 작지만 강한 영화들을 줄줄이 내놓은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7호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선방했다.
올해 마지막 작품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다. 롯데가 올해 유일하게 대놓은 대작으로 무려 30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하정우 차태현 이정재 주지훈 등 역대급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개봉 6일째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일부의 우려를 깨고 겨울방학 극장가의 강자로 떠올랐다.
아쉽게도 올해에는 대중을 완전하게 사로잡은 대박작을 내지는 못했지만 ‘더 킹’ ‘악녀’ ‘장산범’ 등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신선한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눈길을 끈다. 연말 ‘강철비’를 시작으로 내년에도 ‘독전’ ‘목격자’ ‘안시성’ ‘염력’ ‘창궐’ ‘허스토리’ 등 다양한 장르의 대작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