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무한도전’이 잠정 종영을 확정, 13년째 이어져 온 기나긴 레이스에 진짜 쉼표(,)를 찍는다.
최근 MBC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이달 말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및 김태호 PD가 함께 하는 시즌을 마감하고 휴식기에 돌입한다.
2005년 ’무모한 도전’을 전신으로 ’무리한 도전’을 거쳐 현재의 타이틀로 거듭난 ’무한도전’은 2000년대 후반 유행한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멤버들의 좌충우돌 소소한 에피소드는 물론, 무모한 듯 하지만 숭고한 도전으로 웃음과 감동을 준 ’국민예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멤버들의 피로도 누적과 아이템 고갈, 일부 멤버 교체 과정에서의 힘겨운 레이스 지속으로 전성기 시절 동력을 잃으며 고군분투를 이어오다 결국 시즌 종영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잠정 종영이지만 다시 돌아올 지 여부에 대한 기약은 없는 만큼, 이번 쉼표가 마침표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잠정 종영 공식 발표 직후 ’무도’ 애청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10년 넘게 함께 웃고 운 ’무한도전’에게 기꺼이 휴식을 주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무한도전’의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전(前) 멤버 노홍철은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무한도전’ 종영 관련, "인정하고 싶지 않고 부정하고 싶은 많은 분들과 같은 마음이지만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더 가까이서 (멤버 및 김태호 PD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무조건 이번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매 주 새로운 아이템으로 ’무한도전’의 ’무한’ 도전을 이끌어 온 김태호 PD가 짊어진 짐의 무게를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결정을 너무나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것. 잠정적인 이 시간이 ’무한도전’에 참여해 온 모든 이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게 노홍철의 견해다.
실제로 ’무한도전’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무한도전’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과 달리, 현 예능가는 관찰 예능이 대세다. 물론 ’무한도전’은 급변하는 트렌드와 무관하게 묵묵히 도전하며 그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왔고, 그 지점은 어느 예능도 해내지 못한 대업이란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대업과 별개로, 아이템 고갈과 높아져가는 멤버들의 평균연령, 한창때만 못한 대중적 관심은 ’무한도전’ 앞에 놓인 쉽지 않은 과제다. 시청자들이야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친구 같은 예능이지만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이들에겐 매일, 매 시간 아니 매 순간이 소리 없는 전쟁이었을 터. 때문에 이번 잠정 종영은 표면적으론 ’무한도전’에게 일정 기간 부여된 휴식의 시간일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존폐를 둔 근본적인 고민의 결과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무한도전’ 시즌 종영일은 오는 31일이다
한편 ’무한도전’ 후속 프로그램은 알려진대로 최행호 PD가 맡아 선보인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