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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턴’에서 악역 김학범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봉태규. 제공ㅣiMe KOREA |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의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시청자들은 ‘리턴’을 통해 악역으로 완벽 변신한 배우 봉태규(37)를 향해 “정말 사이코를 보는 것 같았다”, “사람을 100명은 죽여 본 것 같은 느낌”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봉태규는 이러한 반응에 기뻐하면서도, 내내 겸손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데뷔 19년 차 배우의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처음에 대본 받고 리딩을 진행했을 때,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좋은 반응이 나왔죠. 서준희(윤종훈 분)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신이요. 사실 대본상에는 한 줄로만 나와 있었어요. 주동민 감독님께 ‘악어의 눈물을 흘려야 하나’라고 물었는데, 감독님이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죠. 그 장면이 화제가 돼서 기쁘기도 했지만, 의외라는 생각도 했어요.”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한 봉태규는 ‘품행 제로’ ‘광식이 동생 광태’ ‘방과 후 옥상’ 등에 출연하며 특유의 코믹 연기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간 드라마스페셜이나 예능프로그램에 가끔씩 얼굴을 비쳤지만, 긴 호흡의 연기를 보여준 것은 오랜만이다. 봉태규는 공백기에 대해 “‘배우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작품이 4개 연속으로 엎어졌어요. 몸도 안 좋았고요.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까지 사고로 돌아가시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작품을 선택할 때 자존심만 내세웠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코믹한 이미지가 저에게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서 그런 연기는 보여주기 싫었어요. 그렇게 시간은 자꾸 흐르고, 어느 순간 작품이 거의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연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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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태규는 김학범의 매력으로 의외성을 꼽았다. 제공ㅣiMe KOREA |
“학범이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드라마에서 악역은 비슷한 패턴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학범이는 그걸 잘 비켜나간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 이미지에 갇혔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학범이 역할을 했을 때는 제가 가지고 있는 그런 이미지가 의외성을 가지게 해준 것 같아요. 기존에 제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오히려 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 학범이를 연기하면서 코믹한 이미지가 무너지는데 딱 2주 걸렸어요.(웃음)”
악역 김학범으로 완벽하게 빙의하다 보니, 웃지 못 할 사연도 있었다고. 봉태규는 ‘리턴’을 본 장모가 아내에게 봉태규의 무의식 안에 그런 면모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창 기사가 많이 나고,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 장모님이 아내에게 전화를 하셨더라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