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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천국 아트센터' 개관 기념 간담회에 나선 가수 이장희. 사진|강영국 기자 |
자연이 좋아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벗어났던 가수 이장희가 다시 기타를 잡고 대중 앞에 나선다. 그것도, 그에게 천국과도 같은 공간인 울릉도에서다.
이장희는 17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이장희 '울릉천국 아트센터'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오는 5월 개관하는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이장희의 자택에 만들어졌다. 이날 이장희는 "4년 전, 현 경북도지사님이 울릉도에 유세 오셨다가 우리집에 들르셨고, 이후 극장을 하나 만들어보자 제안하셨다"며 "평화롭게 살려고 갔는데, 공연장을 짓는다고 해서 처음엔 좀 별로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나 개인적인 것보다는 또 다른 의미가 있겠구나 싶더라"면서 "우리집 안에 지어놨으니, 저기서 노래를 해야겠구나 싶더라. 마음에 드는 소극장을 지어놨으니, 저기서 연주를 해야지 싶은 마음으로 2년 반~3년 동안 열심히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장희는 이번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계기로 수십년간 놓았던 음악을 다시 시작한다.
이장희는 "옛날 음악 하는 친구들과 연습을 하는데, 참 좋구나 싶더라. 중고등학교 때 공부 안 하고 음악에 빠져 있다가 그게 내 업이 됐는데, 내가 정말 음악이 좋아서 했지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밭에서 김매기를 하다 허리가 아파 하늘을 보면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그 광경을 보며 '내가 제자리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울릉도 생활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70세가 되어 이렇게 서면서 잘 하고 있는건가 싶은 생각을 했다"면서도 "70 되어 다시 음악을 하게 돼 기쁘기도 하고, 좋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장희는 "지금은 음악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 새로운 음악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번 아트센터 개관이 적극적인 음악 활동의 시작점으로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장희는 1970년대 '그것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다수의 곡으로 사랑 받은 포크 뮤지션이다. 가수뿐 아니라 라디오 DJ, 프로듀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홀연 미국으로 떠난 그는 이후 현지에서 레스토랑, 의류업, 라디오코리아 운영 등 사업을 성공시켰다.
1996년 우연히 찾은 울릉도의 매력에 매료돼 2006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터전을 잡은 이장희는 이후 계속 울릉도에 거주하며 울릉도를 대표하는 음악인으로 거듭났다.
이미 그의 자택은 아트센터 개관 전부터 동네 소문난 명소다. 이장희는 "제대로 농사를 지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울릉도에 갔으나 잘 안 되더라. 그래서 좋은 정원을 만들자 하고 꽃밭을 만들었더니 주위 초등학교에서 소풍도 오고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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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천국 아트센터' 개관 기념 간담회에 나선 가수 이장희. 사진|강영국 기자 |
'울릉천국 아트센터'에 대해서도 "저렇게 지어졌으니까 공공재산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공공재로 기증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장희는 "작고 아름다운 소극장을 만들려 했는데, 자문을 받아보니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더라"며 "저 공간이 좋은 음악 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문세가 작년에 보더니 '인디밴드들이 와서 공연 하면 너무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음악 하는 후배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관을 맞아 이장희는 5월부터 9월까지 상설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는 쎄시봉 멤버들도 함께 나설 예정. 이장희는 쎄시봉 멤버들의 반응에 대해 "좋다고 하더라"며 "친구들이니까 같이 몇 번씩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장희는 또 "사실 (공연이 잘 될 지) 의심스럽다.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위치했다. 이장희는 오는 5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매 주 화, 목, 토 오후 5시 이 곳에서 상설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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