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 `임을 위한 행진곡`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을 담은 이유

↑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의 역사와 상처를 담은 영화가 올봄 극장가를 두드린다.
18일 오전 서울시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감독 박기복)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기복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꽃비 전수현 김채희 김효명이 참석했다. 방송인 이지애가 진행을 맡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에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희수(김꽃비)가 잊힌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박기복 감독은 실제로 보고 들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박기복은 감독은 3년 만에 개봉하게 된 것을 두고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왜 5·18영화를 만드느냐고 한다. 답은 간단하다. 발포나 당시 일들이 역사적으로 규명이 안 되어 있고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9년에 발생했던 이철규 변사 사건이라는 두 역사적 사건의 시간과 공간을 결합,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시간의 간극과 상관없이 유효하며, 국가 폭력과 범죄는 시효가 없다는 점을 담았다. 단순히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에 집중하기보다 엄마와 딸의 화해를 통해 3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위로를 건넬 예정이다.
박기복 감독은 “과거로 돌아가기 싫다. 너무 아프다. 과거 이야기는 피하고 싶다. 안 들으려고 한다. 당시는 때로는 가고 싶은 길도 있었지만 떠밀려서 갈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죽음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박기복 감독은 이철규 열사와도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이철규 열사 같은 경우는 광주에서 호형호제하면서 만났다. 그때 제가 시를 쓰고 있었다. 청년 문학을 하고 있었다. 그때 자주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늦게 학교를 갔는데 의문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영화 시작하게 된 것도 의문사에 대한 재점화, 쟁점을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이철규 열사가 단순히 실족이 아닌 국가 폭력기관에 의해 살해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기관의 양심선언을 보고 싶기도 하고, 다시 수사가 됐으면 좋겠다”며 영화 제작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 김꽃비 김부선 이한휘를 비롯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전수현 김채희 김효명 한다영 등도 박기복 감독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김꽃비는 과거 광주를 방문, 많은 묘지들을 보고 충격 받았다고.
그는 “내가 5·18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게 충격이고 놀라웠다. 더 많이 알고 싶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쓴 일기도 있다. 엄청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계기다. 5·18민주운동화에 관심이 있었고, 제안을 받았을 때 이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이야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전수현은 외할아버지의 광주에 묘지가 있다고 밝히며 영화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전수현은 “철수 역을 맡으면서 고민한 건 1980년대 그 시절 사람들의 상황과 감성을 어떻게 표현해야 사실적이고 더욱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질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 16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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