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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이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분노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분노의 대상도 이유도 분명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세상은 점점 세련되어 지는 데 젊은이들은 반대로 자신의 미래를 볼 수가 없기에 이 세계가 분노로 보일 거라 생각했어요.”
‘칸의 남자’ 이창동이다. 8년이 흘렀지만 그를 향한 칸의 사랑은 여전했다. 아니 오히려 더 깊어진 듯 하다.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이 현지에서 공개되자마자 극찬 세례를 받으며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무관’에 그쳤다. 수상의 아쉬움이 남지만 가장 빛났던 ’버닝’이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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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100%로 평가됐고, 메타크리틱에서는 88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칸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에서 칸 역대 최고 평점인 3.8점(4점 만점)을, 아이온시네마에서 3.9점(5점 만점),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 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에서 4.83점(5점 만점)을 받는 등 연이어 최고점을 경신했다. 칸 영화제 관계자는 물론 세계 영화인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동안 ‘박하사탕’ ‘초록물고기’ ‘밀양’ ‘시’에 이어 ‘버닝’까지 벌써 다섯째 칸 영화 진출에 성공한 이창동 감독. 총 6편의 연출작 가운데 무려 5편이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경쟁 부문은 이번이 3번째다.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시’로는 각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엔 8년 공백이 무색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히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은 만큼 대중에게도 이창동 감독 자신에게도 ‘버닝’은 역대 가장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그리고 이 같은 활약은 추후 한국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버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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