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가 호평 속에 수목극 1위로 종영했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로맨스릴러'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 속 탄탄한 대본과 촘촘한 연출을 120% 빛나게 한 건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이리와 안아줘' 31, 32회에서는 채도진(장기용 분)이 윤희재(허준호 분)에게 납치된 한재이(진기주 분)를 구해내고 그를 체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도진과 재이는 희재의 마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고, 낙원 같은 나날을 보내는 힐링 엔딩으로 마무됐다.
장기용과 진기주는 '이리와 안아줘'에서 애틋한 첫사랑 캐미를 보여주며 차세대 연기파로의 도약 가능성을 높였다. 방송 전 캐스팅이 약하다는 시선을 받기도 했으나 두 사람 모두 이같은 우려를 완벽하게 불식시키는 호연으로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장기용은 재이 밖에 모르는 도진을 달달하게 연기하다가도, 자신에게 사이코패스 본성의 대물림을 강요하는 희재를 상대할 때면 냉정하게 돌변했다. 그는 도진이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차세대 ‘주연 배우’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톱스타 한재이로 분한 진기주 역시 12년 전 그날 밤 이후 생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실감나게 표현하는가 하면, 극 중에서 맡은 사랑스러운 재이에게 푹 빠져들어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장기용, 진기주 외에도 윤종훈, 김경남, 서정연 그리고 허준호는 각자 맡은 캐릭터의 심정을 자신의 연기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이리와 안아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헌했다. 그 중에서도 허준호의 급이 다른 열연은 로맨스릴러 장르물 '이리와 안아줘'의 스릴러 부분을 완벽하게 커버하며 극찬을 받았다.
허준호가 연기한 희대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윤희재는 그간 TV 드라마에서 봐 온 살인마와는 차원이 달랐다. 등장만으로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게 하는 것도 모자라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세상에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안 될 악마 그 자체였다. 감정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는 허준호의 서늘한 눈빛을 만나 전무후무한 인물로 재탄생했다. 사이코패스라는 전제 하에 그는 후반부로 갈수록 비틀린 부정을 그려내며 스토리 면에서도 몰입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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