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작'이 오늘(8일) 개봉하면서 영화의 소재인 흑금성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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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공작' 포스터/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입니다.
흑금성은 국가안전기획부가 (주)아자커뮤니케이션 측에 전무로 위장취업시킨 박채서씨의 암호명으로, 그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아자커뮤니케이션은 1997년부터 북한의 금강산·백두산·개성 등을 배경으로 안성기 씨 등 남한의 인기배우와 북한의 인기가수 등이 함께 출연하는 TV광고를 찍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었습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공작원이었던 박채서 씨는 북한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사업을 성사시키는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해 3월 국가안전기획부 전 해외실장 이대성 씨가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 인사 간의 접촉내용을 담은 기밀정보를 폭로하면서 이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전해집니다.
이른바 '이대성 파일'로 불린 이 정보는 국가안전기획부가 일년간 중국 베이징에서 이루어낸 국내 정치권과 북한 고위층 사이의 접촉을 취합한 기밀정보로 대북공작원 흑금성의 활약상이 들어가있는 국가 1급비밀이었습니다.
결국 '이대성 파일'에서 공개된 흑금성이 박채서 씨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자 측의 대북사업은 북측의 반발로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아자 측은 "이 책임이 흑금성을 위장 취업시킨 안기부에 있다"며 98년 손해배상금 78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2003년 1월 법원은 "국가는 6억5천만원을 지급하고 화해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연출된 윤종빈 감독 신작 '공작'은 '본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식 첩보 액션영화와 달리 철저하게 액션을 배제한 채 오로지 대사와 심리전으로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다고 전해졌습니다.
윤 감독은 중앙대 졸업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5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 등을 통해 입지를 다진 감독입니다.
황정민이 흑금성 역을, 이성민이 흑금성과 교감을 나누는 북한 고위급 리명운 역을 맡았고 조진웅이 최학성 역을, 주지훈이 정무택 역을 맡아
윤 감독은 이전 정권 아래에서 영화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당시 영화계에 흉흉한 소문이 있긴 했다. 어느 제작사가 세무조사를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조용히 찍고 싶었다. 제목도 흑금성 사건이 드러나지 않게 가제로 '공작'으로 지었고 막상 찍는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