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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죄 많은 소녀`로 슈퍼 루키가 된 전여빈. 사진| 강영국 기자 |
영화 ‘죄 많은 소녀’가 배출한 괴물 신예 전여빈(30)은 진중하고도 맑고 순수했다. 스크린 속 음울한 기운과는 거리가 먼, 당차고 에너지틱한 기운이 가득 묻어난다. ‘죄 많은 소녀’는 그런 그녀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마구 솟구칠 때 만난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란다.
추석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한 작지만 강한 영화 ‘죄 많은 소녀’. “대진표가 너무 부담스럽진 않냐”고 물으니, “사실 개봉 자체만으로도 믿기지가 않는다. 상영시간표에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영화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는 친구의 실종 이후 가해자로 몰린 ‘영희’(전여빈 분)가 스스로 학교를 떠났다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충격적인 계획을 세운 뒤 다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여빈은 친구가 사라진 뒤 친구의 엄마, 형사, 학교 친구들과 담임선생님까지 모두의 의심 속에서 충격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영희’를 날것 그 이상의 생생함으로 표현해낸다. 첫 주연작이란 게 믿기지 않는 흡입력과 강렬함, 솔직하고도 당찬 연기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워낙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시나리오가 좋기로 소문난 작품이었다. 이미 27살의 나이로 앞선 오디션에서 종종 ‘신예 치고는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스스로도 위축이 되고 여러모로 힘들었던 시기였다. 자신은 없었지만 너무나 간절하게 원했던 작품”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단지 캐릭터에만 끌려서라기 보단 작품이 말하는 죄책감의 무게, 선인도 악인도 없는 공간에서 서로가 절망하는 모습이 너무 아프게 느껴졌다. 힘들지만 꼭 감당해내고 싶은, 배우로서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다.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 전여빈은 슬럼프의 한 가운데서 만난 `죄 많은 소녀`와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사진| 강영국 기자 |
그는 ‘죄 많은 소녀’에 대해 “아픈 메시지, 어떤 고통의 장면들을 포장 없이 표현한 영화”라고 했다. 대부분 보다 긍정적인 말, 더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불편하고 자극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물건이든 존재든 어떤 ‘상실’은 크고 작은 파장을 불러오기 마련이고 그것의 묵직하고도 깊은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 이야기가 어떤 영화로 완성될지 저 조차도 너무나 궁금했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영화가 멋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 믿음은 현실이 됐죠. 무겁지만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마음을 가감 없이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힘들고 고통스러운, 치열함의 연속이었지만 이런 의미 있는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솔한 태도, 준비된 내공이 결국 제대로 시너지를 낸 결과 전여빈은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비롯해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올해의 마리끌레르영화제 루키상 등을 품에 안으며 충무로의 슈퍼 루키로 떠올랐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따뜻한 배려와 응원 덕분에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간절한 무언가가 잘 발현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상 같은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