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서영희 손나은, 두 공포퀸이 나선 리메이크 영화 '여곡성'이 30년 전 원작의 명성을 이을지 주목된다.
17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점에서는 영화 '여곡성'의 제작보고회가 열려 배우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와 유영선 감독이 참석했다.
'여곡성'은 지난 1986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 분)이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 분)을 만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리메이크된 '여곡성'은 2014년 개봉한 저예산 영화 '마녀'로 호평받은 유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영선 감독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성 누아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워낙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기대도 됐지만 부담이 됐다. 원작을 모르는 10대, 20대도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원작의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장면, 빠른 호흡의 액션 영화 같은 연출을 했다. 해외 영화들을 많이 참고하고 오마주한 장면도 있다"면서 설명했다.
![]() |
영화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에서 열연, 공포퀸으로 거듭난 서영희는 "오랜만에 공포영화를 찍게됐다"면서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감독님이 공포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이번 영화로 공포에 눈을 뜨게 됐다. 기대된다"면서 "그동안은 누군가에 당하는 상황적인 공포를 보였다면 누군가를 해치는 공포라 조금 더 재미있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내 공포퀸의 귀환을 알렸다.
'여곡성'으로 스크린에 주연 데뷔한 손나은 "언젠가 한번쯤은 도전하고 싶었다. 부담감도 컸지만 감독님이 많이 도와 주셔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공포영화를 원래 좋아한다. 그런데 현장이랑 완성된 작품과는 많이 다르더라. 이미지를 그리면서 연기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손나은은 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는 역할이다. 시놉시스를 받았을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 |
그런가하면 이태리는 자신을 "멋있는 박수무당"이라고 소개했다. 이태리는 "박수무당이다보니 영상들이나 영화들을 많이 참고했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어떤 무당이 나올지 달라질 것 같아서 상의를 많이 했다"면서 "감독님이 멋있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하셨다. 멋진 무당이 나온 것 같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캐릭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밝은 이미지의 박민지는 "영화 제의를 받았을때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기는 했다. 저를 생각할때 떠올리는 이미지가 밝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설렜다"고 말하면서도 "처음 보여드리는 역할이라 '관객들이 저를 보고 섬뜩함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 |
손나은은 또 촬영장에서 겪은 오싹한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촬영 마지막 날 귀신을 봤다. 촬영 후 촬영장 숙소에서 머리를 감고 말리던 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라. 어두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분이셨다. 문을 닫고 나가길래 매니저인 줄 알았다. 나중에 매니저에 물어보니 차에서 자고 있었다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열쇠는 나만 가지고 있었다. 소름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영희는 "저도 같은 시간에, 같은 곳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남양주에 있는 촬영장 숙소인데 원래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샤워를 하는데 문이 열렸다. 키를 저만 가지고 있었는데 누군가 들어왔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이태리는 "대박 기운이다. 그분이 관리자였어도 귀신이어야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
원작에서 가장 임팩트가 있었던 장면은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 유 감독은 "원작서 회자됐던 지렁이 국수 장면이 혐오스러울지 몰라 고민했다. 하지만 원작에서 뺄수 없는 부분이라 이왕하게 될 거라면 공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장면을 연기한 최홍일 선배가 열정적으로 연기를 해줬다. CG팀과 미술팀 등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영희는 "지렁이 국수를 제가 드린다. 남편을 위해서"라며 "저는 안먹었다. 먹기 싫더라고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진짜 같더라. 앞어서 연기를 보는데 언제 컷하나 걱정했다. 최홍일 선배가 국수를 정말 좋아하는 분인데 국수를 한동안 안드셨다
30년 전 한국 공포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여곡성'. 신, 구 공포퀸이 주연으로 나선 현대판 '여곡성'이 다시 한국 공포영화의 매력을 보여줄 지 기대가 모아진다. '여곡성'은 오는 11월 8일 개봉 예정이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