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미성년밴드 폭행논란` 더이스트라이트, 충격·눈물의 기자회견 "더이상 아동학대 없길"

↑ 소속사의 폭행을 폭로한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리더 이석철이 소속사로부터 지난 4년간 받아온 가혹행위와 인권유린을 낱낱이 폭로했다.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은 그는 "K팝씬 뿐 아니라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가 없었으면 한다"고 일갈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이하 미디어라인) 소속 프로듀서 A씨의 상습 폭행·폭언 및 김창환 회장 겸 총괄 프로듀서의 폭행 묵인·방조, 폭언 사실을 폭로했다.
기자회견에는 더 이스트라이트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를 비롯해 폭행 피해를 입은 드러머 겸 리더 이석철이 직접 참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직접 증언하고, 관련 증거도 제시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으로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갈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더 큰 불행 막기 위해 이러한 선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기자회견 하게 된 배경은 이석철, 이승현의 부모가 김창환 회장으로부터 재발방지 약속 받을 때만 해도 가혹행위가 이토록 지속된 줄 몰랐다. 문제가 됐던 당일 한 건만 있는 줄 알았었는데 이승현이 퇴출되면서 아들을 설득하며 그동안 당한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한 진실을 듣고, 이러한 비인간적 회사와 같이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A를 비롯해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직, 간접적인 교사와 방조 책임을 물어 법적 책임을 묻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석철에 따르면 미디어라인 프로듀서 A는 더 이스트라이트가 데뷔하기 전인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해왔다. 엎드려뻗친 상태에서 쇠파이프, 야구방망이 폭행을 비롯해 기타 줄로 목을 칭칭 감은 뒤 줄을 잡아당겨 수십 차례 목을 조르기도 했다. 머리를 발로 걷어 차 전치 3주에 상당하는 상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상당한 부상에도 이렇다 할 치료도 하지 않은 채 스케줄을 강행하기도. 김창환 회장은 A의 폭행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 방조하기도 했다. 멤버 부모들의 항의에 A를 물러나게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김창환 회장은 1년 뒤인 최근 A를 다시 더 이스트라이트 관리직으로 기용했고, 이에 항의하는 멤버 이승현에게 또 다시 폭언을 하며 강제 퇴출시켰다.

↑ 소속사의 폭행을 폭로한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강영국 기자

이석철은 "우리가 4년간 협박, 감금 폭행을 당해 왔는데 전체 멤버가 단체로 엎드려뻗쳐 하고 기합 한 상태로 몇 시간 맞은 적도 있다. 내 친동생 승현이는 방음 중인 스튜디오 안에서도 맞았다. 나와 보컬 이은성도 맏형이란 이유로 옥상에서 철제 봉걸레 자루로 몇수십차례 맞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 과거를 떠올릴 때마다 "너무 많이 맞고 협박을 받아서, 지금도 많이 무섭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다"며 울먹였다.
논란이 최초 불거진 18일 소속사가 내놓은 재발 방지 약속 및 멤버들과 합의에 대해서는 "멤버들과도, 부모님들과도 협의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최근 스케줄에도 동생(이승현)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고 공지했는데, 사실은 전날 A PD님을 다시 불러들인 것에 대해 동생이 항의하자 쫓아냈던 것"이라고 폭로했다.
데뷔 전, 후 현재까지 소속사의 물적 지원도 사실상 전무했다. 이석철에 따르면 숙소 없이 개인 원룸에 살고 있는 멤버들의 거주 비용이나 악기, 보컬 레슨 비용 등은 모두 멤버 개인(부모님) 사비로 진행됐다. 데뷔 3년차 밴드지만 정산은 아직 이뤄지지 앟았다.
정 변호사는 "4년 가까이 가혹행위를 참고 한 배경은, '말 안 들으면 내쫓겠다'는 경영진의 협박성 폭언에 계속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참고, 심지어 부모님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이석철, 이승현은 전혀 이런 내색을 하지 않았고, 들켜도 넘어졌다는 등 변명을 했다. 본인이 폭로하면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 갈까봐 발설 못 했다고 한다. 다른 멤버 부모가 항의하자 도리어 '그러면 (팀에서) 나가라'고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 이석철에게 가장 두려운 건 무엇일까. 그는 "우리가 이 일이 4년간 무자비하게 협박, 폭행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했던 이유는, 우리 멤버 전부 다 너무 신고 하고 싶었고 용기 내서 재발 방지 요청을 한 거였다. 신고 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건 우리의 꿈이 망가질까봐"라며 오열했다.
이석철은 "늘 우리에게 그런(해체) 협박을 했었다. 저 같은 경우도 정말 이 악 물고 맞았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부터, 주변 좋은 분들이 우리가 음악 하는 거 지지하고 믿어주셨고 성공하라고 메이저 시장에 보내주셨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걸(폭행, 협박)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리고 신고도 못 한 채 우리끼리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 소속사의 폭행을 폭로한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강영국 기자

현재 이승현은 악질적인 폭력의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석철은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로서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제 갓 시작된 이번 고소 과정에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석철과 그의 친동생인 이승현만이 참여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소속사는 끊임 없이 다른 멤버들을 통한 감시와 통제를 해왔다. 멤버들이 미성년자들이라 부모들과 상의할 경우 미디어라인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다른 멤버들과 상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멤버들이 이후 동참하겠다고 하면 함께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철은 "아직 멤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음악을 다시 하지 못할까봐 이야기 못 하는 것 같아 내가 대신해 기자회견 하는 것"이라면서 "향후 법적인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 모든 것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말미 이석철은 "저희 팬 여러분들께, 썬 여러분들께 항상 좋은 음악 들려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린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런 일이 터진 것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석철은 "이 사실을 일찍 알리지 못해 주변 분들께 마음의 상처 드린 것이 죄송스럽다"며 "앞으로 K팝 씬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 이런 아동학대와 인권유린, 갑을 관계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더 이스트라이트 소속사 폭행 논란은 지난 18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미디어라인 측은 "약 1년 4개월전 더 이스트라이트 담당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지도·교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했고, 이후 멤버들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였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 드렸다. 그 후로 재발은 없었고 더 이스트라이트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 왔으나, 일부 멤버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난 일이 불거지는 지금 상황을 맞게 됐다"며 사과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현재 해당 프로듀서는 본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에 사의를 표명하여 수리한 상태"라고 전했으나 김창환 회장의 폭행 방조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 해명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는 금일 보도된 기사와 관련하여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아주 어린 연습생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난 4년이 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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