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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빛을 발한 배우 윤경호(앞줄 맨 왼쪽).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어떤 면에서든) 정말 대단한 선배들 틈에서 이런 큰 역할로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좋은 작품인 줄은 알았지만, 그래서 욕심이 났지만 감히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부담감도 컸어요. 이렇게 무사히 완주하고 나니 감격스러울 따름이에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총집합으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이 언론과 평단에 공개 됐다. 늘 그렇듯이 영화에 대한 평은 엇갈리기 마련이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극찬한 건, 단연 배우 윤경호(38)의 연기였다. 히든카드, 그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진짜 주인공, 가장 완벽해서 더 반가운 발견이다.
영화는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담는다. 극중 영배로 분한 윤경호는 40년 지기 고향지기 사이에서 은근히 겉도는, 다소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아무도 예상 못한 비밀을 지닌 캐릭터이자, 사건의 중심에서 웃음과 감동,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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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타인` 윤경호 캐릭터 포스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캐릭터 표현에는 도움이 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소 힘들지 않았을까. ‘어려움은 없었나’라고 물으니, “감사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냥 묻어가면 되는 거였다. 나만 튀지 않게 잘 하면 되는 현장이라 덕을 많이 봤다”며 수줍게 웃었다.
“스스로 잘 연기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면 유해진, 조진웅 선배님이 세심하게 이끌어 주셨어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계속 반복해 이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 ‘갇혔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면 두 분이 감독님을 비롯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체크하면서 의견을 나눴죠. 제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수없이 리허설을 함께 하면서 연구했어요. 한 호흡으로 함께 한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죠. 끝없이 대화하고 서로를 챙기고 연습하고…쉴 땐 편안하고 웃음이 떠나질 않으면서도 연기에 있어서는 굉장히 뜨거웠던, 잊지 못할 현장이었습니다.”
특히 유해진과 완벽한 케미를 선보인 그는 “정말 유해진 선배님께 감사드린다. 존경스럽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사실 그렇게까지 웃길 줄 몰랐던 장면이, 이렇게까지 감동스러울 줄 몰랐던 신이, 모두 유해진 선배님 덕분에 풍성해지고 깊어졌다”며 “슛이 들어가는 순간 정말 너무도 편안하게 툭툭 연기하시지만 그 바로 직전까지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신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아이디어와 감이 좋은 데다 엄청난 노력, 전체를 볼 줄 아는 넓은 시각까지 갖춰 그저 놀랍기만 했단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니 그 시너지가 정말 대단했다. 시나리오에서 느낀 것 이상으로 풍성하고,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완성된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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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타인`의 숨은 주인공 윤경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요즘 우리들은 갈수록 빨리 결론을 내고, 알고 싶어 하고, 간단하고 확실한 것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떤 과정이나 장황한 전체의 이야기 보단 짧막한 ‘짤’이나 간결한 ‘글귀’에 더 열광하죠. 우리 영화는 명쾌하게 빠르게 결론을 내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쓸쓸한 결말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각자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남의 이야기는 쉽게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지만, 정작 내 상황이 된다면 모든건 명확해지기가 힘들잖아요.(웃음) 그런 공존하는 어떤 현실 속 가치들 사이에서 나만의 진정한 해피엔딩, 소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듣고 싶은 칭찬이 있냐고 물었다. 그다운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늘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왔다”는 그는 “이렇게 좋은 역할을, 작품을, 사람들을 만난 건 큰 행운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전보다 굉장히 좋은 평가보다도 ‘열심히 진심으로 준비했구나’하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늘 한결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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