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세상X뜨거운 부성애”…‘출국’, 가족 찾기 위한 이범수의 먹먹한 사투(종합)

↑ ‘출국’ 이범수 사진=포스터

[MBN스타 김솔지 기자] 영화 ‘출국’의 이범수가 차가운 첩보물에 따뜻한 부성애를 얹었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출국’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노규엽 감독과 배우 이범수, 연우진, 이현정이 참석했다.

‘출국’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오길남 박사의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모티브로, 80년대의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다루면서 특별했던 시절을 살아간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규엽 감독은 ‘출국’에 대해 “1985년 북으로 갔다가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나오는 길에 공항에서 탈출한 비극적인 사건을 재구성하고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라며 “6년 전 오길남 박사의 비극적인 탈출사건을 접하게 됐고, 그 당시 1970~80년대 아날로그 정서의 첩보물에 빠져있었다. 최첨단 기기가 없는 시대에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드라마를 얹으면, 차갑게 움직이는 스파이의 세상과 뜨겁게 움직이는 한 남자의 세상이 충돌하면서 새로운 구조의 이야기가 나오겠다는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과거 시대에 정작 중요한 개개인의 삶이나 그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있나 싶었다. 이런 질문에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또한 원작 소설에 대해 “원작 소설은 오영민이라는 캐릭터에 영감을 줬다. 그분의 탈출기까지는 영화에도 영향을 줬다. 오길남 박사의 탈출기를 영화화 했을 때 부담감은 없었다. 만약 오길남 박사님의 전기 영화를 만들었다면 부담이 됐겠지만, 우리 영화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비극적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체제의 굴레 속에 함몰된 개인의 삶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출국’ 이범수 사진=DB

이범수는 극 중 모든 것을 걸고 가족을 찾아나서는 남자, 경제학자 영민 역을 연기했다. 그는 “처음에 ‘출국’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에 와닿았다. 그 무렵에 자극적인 오락영화, 이런저런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그 작품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저 역시 한 가정의 가장이고 두 아이의 아빠다 보니 더욱 그랬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글로 읽은 시나리오가 잘 영화화된다면 정말 재밌겠다 싶어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 달래고 안아주고 아이를 대하는 스킬, 경험이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늘 생각하는데 배우로서 나이를 먹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의 아빠가 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더욱 성숙해지는 것 같다. 삶의 깊이, 오영민이라는 인간의 고뇌의 깊이, 단순하게는 한 아빠일 수도 있는데, 이 아빠의 고뇌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저도 아빠니까 오영민이라는 인물을 한번 안아주고 싶었고, 저런 환경에 처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응원하고 싶었다”며 캐릭터에 애정을 표했다.

↑ ‘출국’ 연우진 사진=포스터

연우진은 극 중 액션신을 소화한 소감으로 “이 영화는 액션이 주는 아니지만 극 중 제가 가지고 있는 움직임과 활동성은 영화의 중요한 색을 입힐 수 있겠다 생각해 각오를 많이 했다. 사실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아 봉고차를 운전하는데 어색했다. 제가 폴란드에 교통 체증을 일으켰던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오바하는 것이나 미숙함을 절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적절한 힘과 합이 보여졌을 때 좋은 연기가 보여진다고 생각했다. 연기에 대한 기본, 액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극 중 이범수와 부녀로 호흡을 맞춘 이현정은 “굉장히 든든했고, 처음이라 긴장했을 때도 농담으로 풀어주셨다. (이범수가) 가장 든든했을 때는 제가 흙바닥에 맨 무릎으로 앉아 있어야했는데, 무릎보호대를 챙겨주셨다. 그게 가장 고맙고 든든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출국’은 오는 11월 14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