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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전지윤이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 당시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
(인터뷰②에 이어) 포미닛의 시대를 지나 오롯이 전지윤으로 거듭난 그의 솔로 행보는 냉정하게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긴 다소 부족한 게 사실. 하지만 그는 "이런 저런 걸 냈을 때 서로 다른 반응이 온다는 데이터가 쌓여가는 게 나에게 좋은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바심이 나진 않느냐 묻자 "금전적인 조바심은 난다"며 털털하게 웃음을 보였다.
"다음 걸 준비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니까요. 다른 부분은 사실, 조바심 안 나요. 그냥 편안한 느낌이에요.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라 잘 잊는 편이기도 하고, 다음 스텝을 위해 나쁜 걸 굳이 오래 남겨두지 않는 편이죠."
대화를 나눌수록 그는 웬만해선 깨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을 멘탈의 소유자임이 여실했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보여준, 보는 이를 당황시킬 정도의 당당함에도 일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당시 전지윤이 보여준 근성은 희대의 유행어 ’내가 내가 해’와 함께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도 그렇고 ’불후의 명곡’도 그렇고, 제가 은근히 서바이벌을 많이 했더라고요. ’불후’에서도 계속 꼴등만 했었는데 끝내 1등도 했죠. 그걸 한 번 거치고 나니 꼴등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됐어요.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서 망신 당할 수도 있고, 실제로 당하기도 했죠. 당시에는 너무 창피했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래퍼들 사이에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으니까, 그리고 설령 최하위를 하더라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제가 쌓아갈 수 있는 게 있으니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전지윤이라는 알려진 이름을 감추고 ’힐’이라는 예명으로 음원을 내보기도 했다는 그는 "전지윤이라는 걸 가리고 내면 어떨까 궁금해서 그렇게 낸 적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도 되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후 또다른 예명으로 기습적으로 신곡을 발표할 수도 있겠느냐 묻자 "나도 어디서 어떤 걸 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며 빙긋 웃었다.
2009년 걸그룹으로 데뷔해 어느덧 10년째 가수로 활동 중인 전지윤. 연예계에서의 지난 10년의 시간을 반추하고, 다가올 10년에 대해 전망해달라는 주문에도 그는 늘 그랬듯,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전의 10년은 너무 정신없이 산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또 정신(줄) 놓고 사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정신없이 일을 만드는, 바쁘게 지내는 편이죠. 대외적으로는 하는 게 없어 보이는데 뭔가 되게 바빠요. 그런데 지나고나면 기억이 안 나요. 그렇게 10년 동안 지내보니 슬픈 일이든 나쁜 일이든 혹은 좋은 일이든 그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서 힘듦을 많이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좋은 일에도 무덤덤했고, 나쁜 일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죠. 그러다 보니 딱히 어떤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는 것 같고, 어쩌면 단단해진게 아니라 유연해진 것 같아요. 유연성을 많이 배운 시간이었죠. 앞으로 펼쳐질 10년도, 지나온 10년이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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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전지윤이 근성에 유연함을 더해 더 단단해진 내면을 드러냈다. |
"저는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처럼 활동하는 사람들은, 밸런스가 완전 깨져있잖아요. 내 삶은 없고 일만 있다가, (팀이) 끝나면 일은 하나도 없고. 그래서 이것저것 하면서 밸런스를 맞춰가는 거죠. 일할 땐 빡세게 하고, 주말엔 여행 갈 수도 있고, 어떨 땐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요.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데 단련 됐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로 전향하는 가수들이 점차 늘어가는 현실 속, 전지윤은 후배들에게 어떤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포부도 있다.
"저처럼 그룹 활동을 하다가 나와서 고민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솔로를 해서 잘 되는 사례를 보고 그게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고요. 어떤 방향성을 잡고 열심히 해야겠지만, 저는 제가 하고싶은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엄청나게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소소하더라도 천천히 한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내가 바라던 이상향이 되지 않을까, 그런 활동을 보여주며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기도 해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한 뒤 언젠가 프로듀싱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전지윤. 궁극에 바라보는 꿈은 무엇일까. 그는 "최종 꿈이라기보다는,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데까지 계
"지금도 하고 싶은 게 많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 같아요. 그걸 계속 해나가는 게 꿈이죠. 이때쯤 어느 정도 성과를 얻겠다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꾸준히 저를 단련시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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