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면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주인공, 그를 받쳐주는 다른 인물,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빛과 그림자까지 있죠. ‘안윤지의 PICK터뷰’에서 한 씬(scene)을 가장 빛나게 만든 주인공의 모든 걸 들려 드릴게요. <편집자주>
[MBN스타 안윤지 기자]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배우가 등장했다. ‘SKY 캐슬’에서 단 한 번도 선배 연기자들에게 지지 않고 맞서는 신인 연기자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잘 녹아드는 배우 송건희를 만났다.
↑ 배우 송건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JG엔터테인먼트 |
◇ 송건희의 박영재
현재 방영 중인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하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송건희가 맡은 박영재는 이명주(김정난 분)와 박수창(유성주 분)의 외아들이자 서울의대 합격생이다. 그러나 그는 김주영(김서형 분)의 영향을 받아 엄마를 저버리는 선택을 해 결국 집안이 무너지게 된다.
“처음 오디션 봤을 영재, 우주, 서준, 기준 모두 준비했지만, 난 보자마자 영재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재 역에 가장 포커스를 맞춰 연기했다. 당시 고등학생 역할이기 때문에 어려보여야겠다는 생각에 교복을 입고 갔더니 감독님이 좋아하셨다. 2차 오디션 당시 영재의 전사에 대해 많이 나눴고, 감독님의 여러 가지 디렉션으로 영재의 감정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박영재는 ‘스카이캐슬’에서 이명주와 치열한 감 싸움을 통해 초반 드라마의 깊이를 표현해야 하는 핵심 캐릭터였다. 땜누에 송건희가 생각하는 박영재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 됐을 것이다.
“영재라는 친구 자체가 착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정이 많고 마음이 여린 아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분노하고, 화를 낸다 해도 우발적인 2차 가해는 없었다. 이런 부분이 부모에 대한 사랑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애증이 컸을거라고 생각했다.”
↑ ‘SKY 캐슬’ 박수창이 박영재를 총으로 위협하고 있다. 사진=JTBC ‘SKY 캐슬’ 캡처 |
◇ PICK-SCENE ‘스카이캐슬’
송건희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극찬받았다. 그를 가장 각인시켰던 건 김정난, 유성주와 함께 베란다에서 다투는 장면이었다. 두 어른 배우 사이에서 단 한 번도 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처음에는 겁을 먹고 들어갔다. 아무래도 대선배님들이고 내가 준비한 게 있지만, 내가 한게 틀릴 수도 있으니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편하게 대해주시고 영재에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 특히 화분을 깨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박영재가 훅하고 지나가더라.”
그는 ‘스카이캐슬’이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박영재를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배우 김정난이 있었다. 송건희는 김정난의 조언이 굉장히 소중했다고 전했다.
“김정난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감정이 끊기는 순간에도 끝까지 잡아주셨다. 특히 장면마다 집중하는 법을 알려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영재가 가진 감정선을 선명하게 그려내라고 하셨다. 또 감정씬을 할 때 어느 한 곳에서 방해받지 않도록 굉장히 신경써주셨다.”
송건희에게 촬영 당시 너무 아쉬웠던 장면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13화 이수임(이태란 분)과 이야기하는 장면을 한 번 더 촬영하고 싶다고 답했다. 말하는 순간에도 아쉬움이 표정에서 드러났다.
“이수임 작가님과 내가 얘기하는 장면을 다시 촬영하고 싶다. 그렇다면 영재가 가진 장면을 조금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재가 아팠던 기억들을 드러내는 장면들이 조금 아쉽다.”
↑ 배우 송건희가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JG엔터테인먼트 |
◇ 송건희의 인생 PICK
송건희는 ‘스카이캐슬’ 촬영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박영재 캐릭터에 푹 빠져 연기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혹시 그가 생각하는 박영재의 결말이 있을까.
“많이 힘들고 외롭고 했으니 이제 아버지도 용서하고 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가족의 따뜻함이 뭔지도 알았으니 말이다. 또 영재가 앞으로 뭘 하고 살지, 자신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도 해봤으면 좋겠다.”
일각에서는 극중 박수창이 영재에게 총을 겨눴음에도 용서를 할 수 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송건희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실제로 굉장히 고민했었다.
“‘가능할까’란 생각을 나도 많이 했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그래도 아버지’였다. 총을 실제로 쏘기는 했지만, 그 총을 들고 쏘는 순간이 우발적이지 않나. 또한 아버지를 다시 만났을 때 그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다. 영재가 사실 바라는건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는 것 아닌가. 차차
송건희는 ‘스카이캐슬’을 ‘배움’이라고 정의 내렸다. 수많은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배우고 성장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그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표현력이나 집중하는 부분 등 많은 배움이 있었다. 난 앞으로 지금처럼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아갔으면 좋겠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