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왜그래 풍상씨’ 유준상 사진=KBS2 |
14일 오후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가 4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일상과 사건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드라마다.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라는 주제를 극에 녹여 매회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물음을 던졌다.
유준상이 연기한 맏이 이풍상은 오직 동생들만 생각하며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인물이다. 빠듯한 살림에 작은 카센터를 운영하던 그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동생들 뒷바라지, 사고 수습에 힘썼다. 하지만 안하무인 네 명의 동생은 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고를 치고 이풍상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처럼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동생들의 행태, 마냥 착하기만 한 이풍상의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극 중후반은 간암에 걸린 이풍상에게 간을 줄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인공의 건강 문제와 장기 이식으로 인물 간 위기를 타파한다는 관습적 전개는 결국 막장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종영을 향해 달려갈수록 인물들의 행동에 얽힌 사연도 조금씩 드러났다. 안하무인 동생들도 저마다의 아픔을 품은 채 살았고, 다소 모난 방식으로 이를 표현한 것이었다. 동생들의 속내를 대하는 이풍상의 모습은 더 절절했다. 어쩔 수 없이 가장이 된 이풍상은 어려운 형편 속 정해진 선택지 내에서 최선의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너무나 아프게 돌아왔고, 그는 자신의 방식을 진심으로 후회하며 동생들에게 사과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내용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청률 20%(닐슨코리아 기준)를 돌파,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여줬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받았던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열연, 그중에서도 특히 유준상의 진실한 얼굴 덕분이었다. 회한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입체적인 얼굴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설득력을 부여했다.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행동을 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유준상이 연기하는 이풍상이
유준상의 가족극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2012년 방송된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국민 남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그는 이제 ‘국민 맏이’로 완벽히 변모했다. 인물에 온전히 몰입하는 자세를 견지해온 유준상이 선사할 이풍상의 마지막 모습은 무엇일지 주목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