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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정훈은 `내사랑 치유기`에서 이상향 재벌2세 캐릭터를 맞춤옷처럼 연기했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
훈훈한 외모에 대기업 상무라는 직함, 일을 잘하면서도 위트 있고 자상하고 배려 넘치는, 가정적인 남자. 그야말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남성상인 '유니콘남'에 가까운 매력적인 캐릭터. 지난 3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사랑 치유기'에서 연정훈이 맞춤옷처럼 연기한 최진유 역이 그랬다.
저런 남자가 있을까 싶은 캐릭터와 꼭 닮은 배우 연정훈(41)을 드라마 종영 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인터뷰했다.
연정훈은 "참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6개월간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연출부와 선생님들의 성향이 반영된 작업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배우들이 신이 나서 연기할 수 있었다. 헤어짐이 아쉬운 작품"이라며 종영 소감에 애정을 듬뿍 담았다. "그래서 연출부 여행에 동행했다"고도 했다.
'내사랑 치유기'를 하면서 좋았던 부분으로 연정훈은 오랫만의 멜로 연기를 한 점과 지난 6일 첫 방송된 OCN 수목드라마 '빙의'와 촬영 기간이 겹쳐 오히려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한 것을 꼽았다. 다른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느라 힘들었을 거라 추측했는데 정 반대 얘기였다.
"'내사랑 치유기'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엔 '내게 멜로를?'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영화 '키다리 아저씨' 했을 때 감정이 살아나서 좋았어요. 감독님과 작가 선생님이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지난해 11월 말부터는 '빙의'와 촬영이 겹쳤어요. '빙의'에서는 악역을 맡았는데 '내사랑 치유기'에서 답답했던 부분을 악역을 하면서 해소하고, 악역을 하면서 심적으로 좋지 않을 때 '내사랑 치유기'에서 마음의 치유를 받았아요."
'내사랑 치유기'는 여느 멜로드라마와 조금 다른 구성으로 진행됐다. 멜로드라마는 통상 주인공들의 만남, 사랑, 갈등, 사랑의 재확인 등의 과정을 따라간다. 그런데 '내사랑 치유기'는 남녀 주인공들이 갈등 끝에 사랑을 확인한 뒤 엔딩을 맞았다. 이에 대해 연정훈은 "원래 시놉시스 때부터 엔딩이 이렇게 설정돼 있었다"면서 "이런 결말도 색다르다. 서론과 본론이 굉장히 긴데 결론이 짧으면서 이후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다르게 다가온 드라마라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진유는 '돌싱'이고, 임치우(소유진 분)는 최진유의 첫사랑이기는 하지만 남편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자극적인 요소가 있었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그린 선한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선한 작품 '내사랑 치유기'에서 연정훈이 맡은 최진유 캐릭터 역시 선했다. 최진유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충실하고 배려 넘치는 보기드문 재벌 3세. 누구나 부러워할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연정훈은 최진유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제게 이런 캐릭터를 요구하는 분을 만난 게 굉장히 오랜만이었어요. 그래서 리허설과 대본 리딩 등을 하면서 여러 종류의 최진유를 많이 보여드렸죠. 자연스럽고 위트있는 부분을 지향하다보니 본래 성격이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많이 묻어났어요. 반효정 선생님이 '너무 착한 것 아니냐. 누가 안 반하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최진유라는 캐릭터가 현실감 없고 조금 무리가 있지만 그래서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또 주말드라마이다보니 '자극적인 요소가 있어야 욕하면서 보지 않을까, (선한 드라마는) 안 좋아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처음부터 설정을 쌓아가서 후반부에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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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정훈은 유독 친목행사가 많았던 `내사랑 치유기`를 촬영하며 함께한 배우들과 정을 쌓았다. 제공| 935엔터테인먼트 |
연정훈은 예전 인터뷰에서 재벌 2세나 멜로는 지겨워서 악역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시 맡은 재벌 2세 최진유는 어땠을가.
연정훈은 "재벌이라고 하면 딱딱한 느낌이다. 사랑은 뒷전이고 츤데레고. 그런게 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유는 아니다. 가족 생각을 많이 하고 슬픈 캐릭터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없다. 엄마는 진유에게 아빠라는 존재를 만들어주려고 집에 들어간다. 삐딱한 설정을 할 수도 있었지만 반듯하고. 상처받은 사람이지만 본인으로 하여금 (타인이) 상처받지 않도록 안쓰러운 사람을 항상 위한다. 이전 캐릭터와는 다르다"며 애정을 보였다.
'내사랑 치유기'는 최고시청률 14.3%를 기록(닐슨코리아 기준)하며 주말 안방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정훈은 "드라마가 잘 되는지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밥 먹으러 갈 때"라며 "식당 아주머니들이 드라마가 어떻다 하실 때 사랑 받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SNS를 하기는 하는데 거기서 ('내사랑 치유기'가 사랑받는다는) 체감을 하지는 못했다.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뱀파이어 검사 시즌3' 언제 하나요?'다. 하하. 사실 그건 저도 모른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하는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내사랑 치유기'는 특히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여러 행사를 하며 정을 쌓았다. 작품 시작 전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가을 운동회, 크리스마스 이브에 있었던 김창완의 '치유기 콘서트' 등. 크리스마스 이브의 치유기 콘서트는 처음 미팅하는 자리에서 김성용 감독이 김창완과 이야기를 나눴던 내용이고. 김창완이 술에 취해 흔쾌히 해주겠다고 해 실제 이뤄졌다. 연정훈은 "참 희한한 감독님이다. 순전히 감독님 뜻이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모든 걸 공유하길 원하셨다. 대본 연습도 한 번도 안 빼고 했다. 더 많이 친해지고 서로를 위해주게 됐다"고 흐뭇하게 회상했다.
이런 행사를 같이 하며 어느 드라마보다 배우들 사이가 돈독해졌다. 후배 강다연, 이도겸에게는 "젊은 시청자들을 책임지는 주인공으로, 다시는 섭외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새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또 새롭게 호흡을 맞추면서 놀랄 때가 많아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소유진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호흡도 너무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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