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시나들'의 숨은 뜻이 공개됐다.
여든 살이지만 학생인 풋풋한 다섯 할머니와 20대 청춘이지만 사회인인 노련한 연예인들의 따뜻하고 유쾌한 한글공부 랑데부! MBC 파일럿 예능 ‘가시나들’(연출 권성민)이 가만히 살펴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프로그램 제목 ‘가시나들’의 진짜 의미를 밝혔다.
‘가시나들’은 인생은 진작 마스터했지만 한글을 모르는 할매들과 한글은 대략 마스터했지만 인생이 궁금한 20대 연예인들의 동고동락 프로젝트로 MBC가 올 봄, 야심 차게 준비한 파일럿 예능이다.
‘가시나’는 주로 경상도와 전남지역에서 ‘계집아이’를 이르는 방언으로,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상 경상도에서는 여성들끼리도 스스럼없이 애정을 담아 부르는 말로도 통한다. 지난 3월 8일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을 관람한 김정숙 여사는 주인공 칠곡 할머니들에게 전한 편지에 ‘가시나’라는 호칭을 특별히 언급, ‘이제 ‘가시나들’이라는 말은 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패기, 나이에 꺾이지 않고 설렘과 기쁨의 청춘을 살아가는 지혜, 유쾌하고 호탕한 유머와 사려 깊은 통찰… 그런 말들로 다가옵니다.’라고 전하며, ‘가시나’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한편, 다섯 할머니의 한글 선생님으로 변신한 배우 문소리 또한 부산 출신으로 ‘고향에서 흔히 쓰는 ‘가시나’라는 말의 억센 정서 때문에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우려를 표했다는 후문. 하지만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로 풀어낸 속뜻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딱 맞고, 좋아서 오히려 “다섯 할머니께서 처음 한글을 공부하면서 ‘가시나’라는 단어를 자신처럼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시나들’은 의무교육 시행 이전에 태어나 남존여비 풍조 속, 무학으로 평생을 살아온 ‘가시나’들이 여든이 넘어 처음 한글을 배워 당신들 삶을 일상을 일기로, 시로 표현하며 가슴에 맺힌 설움을 가슴 뭉클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놓을 예정이다. 또한, 그 시절 ‘가시나’라는 이유로 한글을 제때 배우지 못했지만, 인생 끝자락 배움을 통해 설렘을 느끼는 할머니들을 포착하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의미도 담는다. 실제 할머니들이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가시나들'이었기 때문이다. '가시나'라는 단어 하나 안에 그들이 견뎌야 했던 수많은 사연들이 축약된다.
다소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여온 ‘가시나’들이 모든 인생의 풍파를 오롯이 견뎌내며 지혜와 용기를 품은 우리 모두의 할머니, 어머니
살아온 세월만큼 깊은 해학과 유머를 겸비한 이 시대 마지막 ‘가시나들’에게 바치는 헌사의 작품 MBC 파일럿 예능 ‘가시나들’은 오는 19일 오후 6시 45분 첫 방송 예정이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제공| MBC[ⓒ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