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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트롯’은 ‘성인판 프로듀스101’로 불리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사진|유용석 기자 |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의 인기는 뜨거웠다. ‘성인판 프로듀스101’로 불리며 그야말로 흥행 대박을 냈다.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열광했고, 온 가족이 함께 보는 흥겨운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시청률도 마의 10%를 넘어서며 승승장구 했다. 종편 예능 시청률 1위인 JTBC ‘효리네 민박 시즌 2′(10.75%)를 꺾고 ‘역대 최고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영 직후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는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추가 공연 요청으로 이어졌다.
‘미스트롯’은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트로트를 위한 경연이었다. 트로트에 목숨을 건 1만 2000명의 지원자들이 모여 트로트에 대한 갈망과 터질 듯한 끼를 발산했다. 무엇보다 재야의 고수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반갑고 신선했다.
‘미스트롯’을 통해 아이돌 못잖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송가인(33), 정미애(37), 홍자(34), 정다경(26), 김나희(31)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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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트로트 주자로 손꼽히는 ‘미스트롯’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왼쪽부터). 사진|유용석 기자 |
(송가인) 아직 실감이 잘 안나고 어벙벙하다. 그래도 이제 행사장에 가면 환호성이 정말 크다. 진짜 큰 기쁨이라 생각한다.
(홍자) ‘어른들의 프듀’라는 얘기에 행복하기도 하다. 팬분들 중엔 부모님 연령층도 있어 실감하고 있고 감사하다. 힘이 많이 된다.
(김나희) 아이돌 인기까지는 아니지만, 어른들이 마치 어린 친구들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처럼 대해주신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Q. 최근 서울 콘서트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송가인) 몇 천 명의 환호성이 들리니까 기분이 묘하더라. 아이돌들이 이런 느낌을 느끼나 할 정도로, 살다살다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정다경) 시청률로만 간접적으로 느꼈는데 서울 콘서트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실감이 나더라.
(홍자) 콘서트는 경연의 긴장감과는 달랐다. 직접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다른 설렘이 있었다. 다들 한 눈으로 무대에 집중해주니 더 큰 에너지가 나오고 더 몰입하는 무대가 되더라. 기를 받아서 그런지 전보다 더 열성적으로 노래할 수 있었다.
Q. 경연 끝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뭔가.
(정다경) 하루 종일 아무 일 안하고 뒹굴거리는 걸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걸 했다.(웃음)
(정미애) 방송 내내 ‘왜 그렇게 뚱뚱하냐’ ‘하마 같다’는 말들이 많아서 식단조절을 정말 힘겹게 했다. 끝나서 나서는 정말 많이 먹었다. 벨트 풀고 먹었다.(웃음)
(김나희) 술을 한 번도 못 먹었는데 끝나자마자 막창 집에 가서...(웃음) 술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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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트롯’ 최종 신데렐라는 예상대로 송가인이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송가인) 모든 지인들이 다 좋아했다. 동네 어르신, 친구들은 물론이고 같이 참가한 모든 분들이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였다. '미스트롯'은 경쟁이나 질투가 없었다. 트로트 장르라 그런지 구수한 맛이 있다. 아무래도 서민의 음악이다 보니까. 우리는 서로 챙겨주기 바빴다. 정말 훈훈했다.
(홍자) 매 경연을 하면서 서로 얼마나 매순간 힘든 경연을 하고 있는지, 말 안해도 알고 있으니까 동지애 같은 것이 생겼다.
Q. 송가인 씨에게 묻겠다. 1위 당선 후 “예쁘지도 않은 제가..”라는 소감을 남겼는데.
(송가인) 그동안 얼굴도 못 생기고 키도 작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쪽 일을 하면서 자신감이 없었다. 외모가 별로이기 때문에 ‘넌 남들보다 1000배 잘해야 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미스트롯'을 통해서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 ‘부잣집 맏며느리 같이 생겼다’ ‘복스럽게 생겼으니 걱정 말라’고도 말씀들 해주시더라. 정말 많이 위로가 됐다. 사실 처음에 '미스트롯'에 왔을 때도 다들 예쁘고 노래도 잘해서 나는 안될줄 알았다. 게다가 내가 하는 노래는 세련된 노래도 아니고 1930년대 노래를 하기 때문에 시대에 뒤쳐진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감이 없었다. 예선 보고 떨어질 줄 알았다. 근데 예선에서 (내가) 1등이 된 걸 보고 ‘아, 이 프로 정말 비리가 없네’ 싶더라(웃음)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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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위 정미애는 “세 아이 엄마로 긴 프로젝트는 현실적으로 버거웠지만, 남편의 응원과 지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정다경) 시간과 공을 들여 콘셉트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렇게 무대를 꾸며본 적이 없으니까 어려운 점이 많았다.
(홍자) 다 솔로활동을 한 사람들이라 단체 미션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춤 안 추던 사람이 춤도 춰야 했고. 무엇보다 ‘미스트롯’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다. 한계까지 오니까 자신과의 싸움이더라.
(송가인) 댓글 보니 경상도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하더라. 요즘 시대에도 지역감정이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경남) 사천 행사 가기가 무서웠다. 근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하다가 울컥했다. 고향에 간 것보다 더 많은 응원을 해주는 거다. ‘우리 지역 감정 없어요’ ‘울지 마세요’라는 프랜카드도 보였다. 너무 감사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 못하는 대통합을 내가 이뤘구나 싶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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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위 홍자는 “감성 트롯으로 음원 강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
(송가인) 우물 안 개구리로 있었는데, 세상 밖으로 나가보자는 마음이 컸다. 현역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도전은 해봐야 후회하지 않겠다 싶었다.
(김나희) 주변에서 만류가 많았다. 이상하게 네가 편집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해주시더라. 악의적이거나 우스꽝스럽게 될 수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전화까지 주시면서 잘 생각해보고 하라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꿈이라는 게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들지 않나. 새로운 도전을 도전하는 사람들과 해보고 싶었다.
(정미애) 민요를 전공하다가 기획사에 들어갔고 가수 준비하다 트로트라는 장르를 접하게 됐다. 잘 안되면서 잠시 덮어두고 ‘히든싱어’ 모창가수로 5년간 활동했는데, ‘미스트롯’을 한다길래 묵혀뒀던 트로트라는 장르에 도전해보자 싶었다. 이선희 목소리 색깔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다경) 무용을 하다가 가수로 데뷔한지 1년밖에 안됐을 때 이 길이 맞나 싶었다. 행사를 다니면서도 항상 고민했다. '미스트롯'에 나오면서 어느 정도 트로트 가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홍자) 지금보다는 조금 더 비춰질 수 있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많이 부담스러웠다. 창피를 당하지는 않을까, 일반인보다 더 못해서 욕을 먹지는 않을까 부담됐다. 그래도 뭐든 주저하면 안되니까. 내가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 참 궁금했다. 가수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뭔가 심사를 받아본 게 없었기 때문에 궁금했던 것 같다.
Q. 여기서 정미애 씨는 유일한 기혼자다. 육아도 해야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세 아이 키우는 엄마라서 긴 프로젝트는 현실적으로 버거웠다 남편이 옆에서 정말 많은 응원과 지지를 해줬다. ‘무조건 나가라, 안 나가면 후회할 거다’고. 남편의 사랑이 원동력이었다.
Q. 초등학생 아들 반응은 어떤가.
(정미애) ‘마미부’에 나가지 않았나. 방송 초반 춤을 추면서 연습하고 있는데 아들이 '엄마 춤 추지마. 뚱뚱해서 별로야'라고 하더라. 걸그룹만 보다가 격한 아줌마가 춤을 추니 보기 싫었나보더라. 그랬는데 내가 계속 좋은 결과를 거두며 결승까지 올라가니 아들 반응이 달라지더라. 다리도 주물러 주고. 또, 아들이 방송 중 TV에 한번 나와 학교에서 인기스타가 됐다. 엄마가 ‘미스트롯’ 선이 됐다고 엄청 자랑도 했다고 한다. 요즘 친구들이 ‘수은등’을 부른다고, 학교에서도 많은 응원을 해준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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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을 전공한 정다경은 “뮤지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Q. 기억에 남는 응원이 있나.
(김나희) 추가열 선배를 만났는데 진짜 너무 만나고 싶었다며 와이프랑 팬이었다고 말씀해주셨다. 예쁜 동생처럼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동요돼 감동 받아서 응원하셨다고. 어울리는 곡들도 추천해주셨다. 너무 감사하고 힘이 되더라.
(정미애) 100인 오디션 마치고 정유송 작곡가님이 연락와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내가 선생님이 좋아하는 느낌으로 노래를 불렀나보더라. 곡도 여러 개를 보내주셨다. 이런 곡을 부르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너무 영광이었다. 아마 같이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송가인) 결승 며칠 앞두고 '가요무대'가 잡혔느데 설운도 김연자 최진희 유지나 선배 등 너무 대선배들이 계시더라. 인사를 하는 선생님들마다 나를 알아보시고 응원해주셨다. 최진희 선생님은 와 보라고 손짓하시더니 ‘너 오디션 하느라 그래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처음으로 얘기해주셔서 감동 먹었다. 진성 선생님도 “때가 왔다”고 얘기해주시고. 예전엔 대기실에 가면 아무도 저를 못 알아봤는데 이제는 선배님들이 먼저 반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정다경) 건너 들었는데 김건모 선배가 다경이가 제일 눈에 띈다고 말해주셨다더라. 잘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다. 홍진영 선배는 무대에서 신나게 하면 좋은 반응 있을 거라고 또라이처럼 해야 한다고 응원해주셨다고 들었다.
Q. 고향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설렘이 있을텐데.
(송가인) 광주 콘서트가 추가돼 전라도에서 3번 한다.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서 하면 더 지역 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정미애) 가인이는 전라도, 홍자는 경상도인데, 난 대구다. 가인이와 홍자 사이에 묻혀서 내가 어느 출신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고향 무대에선 조금 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정다경) 수원 토박이다. 경기도인으로 어필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
(홍자) 고향 무대에선 당연히 열심히 할 것이다. 반대로 전라도 갔을 때 조금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홍자 실제로 보니 더 감동적이더라’ 그런 마음이 느껴지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Q. ‘미스트롯’으로 트로트 전성시대가 다시 열렸다고 한다.
(송가인) 이번 프로그램으로 트로트 시장이 활성화 되고 행사가 많아지고 있다. 반짝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금 사랑받는 게 유지가 됐으면 싶다.
(김나희) 트로트도 한류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서도 연락이 오는데 거기서도 (미스트롯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곳에 진출하고 싶다. 트로트계 BTS가 되고 싶다. TV를 보고 후배들도 꿈을 많이 키울 것 같다.
(홍자) 장윤정 선배님을 한 번도 뵌 적 없었는데, 경연 내내 마음 내내 위안이 됐다. 후배들이 봤을 때 우리를 보고 ‘이런 마음이 먹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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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김나희는 “트로트도 한류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유용석 기자 |
(김나희) 내 이름으로 된 앨범을 내고 싶다.
(송가인) 트로트 뮤지컬이 있으면 어떨까 싶다. 덕후들이라고 하는데, 트로트 뮤지컬도 활성화 되
(정다경) 트로트만이 아닌 여러 장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뮤지컬이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홍자) 신선한 감성 트로트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 그리고 음원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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