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송강호가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칸의 남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송강호는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까지, 총 네 편의 영화를 봉준호 감독과 함께 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는 별칭을 얻었다.
송강호는 ‘기생충’이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다섯 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앞서 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을 시작으로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으로 칸 영화제를 방문, ‘칸의 남자’로 불렸다.
송강호는 칸 방문 전 열린 ‘기생충’ 제작발표회에서 “경쟁에 갔을 때 제가 받지는 못했지만,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좋은 경험과 세계 영화인 속에 한국 영화의 진화된 모습,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게 돼서 영광스럽다”며 ‘기생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송강호가 출연한 ‘밀양’과 ‘박쥐’는 경쟁 부문에 진출 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밀양’의 전도연은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박쥐’의 박찬욱 감독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칸의 남자’ 송강호의 말은 현실이 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1일 칸에서 베일을 벗은 후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외신들의 호평 세례를 받으며 수상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결국 ‘기생충’이 해냈다. 송강호의 전통도 현실이 됐다. 봉준호 감독은 25일 오후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택받아 의미를 더했다.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이고,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우리 송강호의 멘트를 꼭 이 자리에서 듣고 싶다”며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저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며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송
‘기생충’은 식구들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선생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의 집에 발을 들이게 되고,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에서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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