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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트' 이정호 감독이 원작 ‘오르페브르 36번가’의 정서를 살린 또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공|NEW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영화 ‘베스트셀러’(2010), ‘방황하는 칼날’(2013)의 이정호 감독이 색다른 누아르 ‘비스트’로 돌아왔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 분)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 분)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프랑스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가 원작이다.
이정호 감독은 원작의 허무하고 쓸쓸한 정서가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리메이크 제안을 받고 영화를 봤는데 1970년대 프렌치 누아르 매력이 있었다. 허무주의 같은 정서와 두 사내가 총구를 겨누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쓸쓸해 보였다. 그 정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깊이 받아들여 보고 싶어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스트’ 역시 이정호 감독의 전작 ‘방황하는 칼날’처럼 리메이크 작품이다. 연이어 리메이크 작품을 하게 된 그는 “리메이크는 장단점이 있다”며 “스스로 원칙은 똑같은 걸 다시 만든다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원작의 정서를 살리되 스토리를 바꾼다. 이번 영화는 동료이자 경쟁자이던 두 사내가 끝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을 원작과는 다른 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은 은행 강도 사건을 다루고 있고 뒤로 갈수록 드라마로 풀려요. 프랑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요. 원작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지만, 앞의 리듬에 맞는, 뒤를 만들어야 했어요. 앞뒤의 정서를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연속성을 주려고 했죠. 두 인물이 대립각을 세울 수 있도록, 춘배의 압박 속에서 한수의 딜레마가 끊이지 않는 것 등이 서로 맞물릴 수 있게 시나리오를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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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호 감독은 "두 형사의 충돌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잘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제공|NEW |
무엇보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스릴러 ‘비스트’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모노톤의 색감을 탈피하고 조명과 미술에서부터 OST 등에 공을 들였다. 이정호 감독은 “조명 감독님도 그렇고 다른 스태프들도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좋아했다. 스토리 자체가 무거운 부분이 있다. 누아르라고 해서 모노톤으로 가는 것보다 분위기를 상대적으로 올려보려고 노력했다. 서로를 믿으면서 새로운 느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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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트'의 유재명(왼쪽)-이성민. 제공|NEW |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일까. 그는 “겨울에 독감이 유행할 때 찍었다. 물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경찰서 신이 가장 힘들었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는데, 두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섬세하게 담아야 하니까 정신적으로 긴장을 많이 하고 찍었다. 탈진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배우들과도 서스펜스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수는 스스로 선을 잡고 넘나들고 민태는 그 정도는 아니죠. 그런 민태가 변해가는 과정과 한수가 경계선을 넘어가게 되는 과정 모두 중요하지만, ‘비스트’는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형사가 충돌하는 영화예요. 둘 사이가 왜 안 좋아졌는지에 대한 사연은 뺐죠. 다른 것보다 둘의 충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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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호 감독은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면서도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는 스릴러 장르가 좋다고 밝혔다. 제공|NEW |
이정호 감독이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는 모두 ‘스릴러’ 장르다. 그는 “스릴러와 호러를 좋아한다”며 “호러 영화를 정말 많이 찾아봤다. 지금은 호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스릴러가 끌린다. 미스터리한 구조를 좋아한다. 뒤가 궁금해지는 영화가 좋다. 맛집도 가는 곳만 가는 스타일인데, 이 장르에 애정이 있다.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장르적 재미를 가져가면서 인간의 다양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정호 감독은 “사람 마음의 작은 결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한다. 이걸 장르적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한다”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쾌감이 크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번에 새로운 얼굴도 많이 찾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