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간만에 보는 웰메이드 드라마.”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가 매회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또 하나의 고품격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원작 미드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의 생동감은 살리면서도, 철저하게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로컬화로 “원래부터 한국드라마 같다”라는 평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시청률 역시 첫 방송 이후 4%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시청층을 공고히 다지고 있고, 특히 20대에서 50대까지 남성 시청률은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리메이크의 좋은 예’로 시청자들로부터 웰메이드라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를 시청자 반응을 통해 분석해봤다.
#. 지진희의 섬세한 성장기
‘평범한 과학자’ 박무진(지진희 분)이 갑작스럽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면서 겪었던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던 순간부터, 자리의 무게와 책임을 받아들이고 리더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이 가장 흥미롭게 공감하며 지켜보는 주요 포인트다. 야당대표 윤찬경(배종옥 분)과 서울시장 강상구(안내상 분) 등 베테랑 정치인들의 견제, 그리고 외세의 영향력을 받는 한반도가 가진 외교적 특수성 등 원작과 차별화된 환경 속에서 닥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묘한 쾌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시청자들은 명해준(이도국 분) 생포 작전을 수행하다 사망한 장준하(박훈 분) 소령의 관을 보며 박무진이 슬픔을 삼키는 장면에서 “얼마나 죄책감이 심했을지”, “나 또한 마음이 먹먹했다”라며 함께 가슴 아파했고, 자신의 환경부 장관 해임사실을 유출한 민정수석 안세영(이도엽 분)을 해임하지 않고 포용하는 장면에선 “갈수록 현명해지는 박대행님!”, “잘못도 품어주는 박대행 멋있다”라는 반응이 잇따르며, 그의 성장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
#. 한국 법제도의 꼼꼼한 반영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원작과는 다른 법제도로 인해 ‘60일, 지정생존자’는 밑바탕부터 한국 실정에 맞게 새롭게 판을 짰다. 드라마의 기본 설정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반영됐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권한대행 임기 60일 뒤에는 대통령 선거까지 치러야 한다. 드라마의 많은 사건들이 대선 이슈와 맞물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박무진이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은 장관 추천부터 검증, 인사 청문회까지 실제 진행과정을 꼼꼼하게 반영해 완성도를 높였다. 원작을 본 시청자들 또한 “우리나라에 맞게 리메이크해서 몰입도가 높다”라고 평하고 있으며, “드라마로 정치 제도 공부 제대로 하는 듯”이라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정치인들의 리얼한 수싸움
‘60일, 지정생존자’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바로 정치인들 간 치열한 수싸움. 유력 대선주자 사이에서 펼쳐지는 양보 없는 정치전이 극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박무진이 대선주자 선호도 1위가 되자 그를 향한 정치 공세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7회에서는 거국 내각을 구성하려는 박무진에 맞서 윤찬경이 탄핵카드까지 꺼내 반대했고, 여기에 강상구까지 합세해 여야 할 것 없이 총공세를 펼쳤다. 장막 뒤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마치 뉴스에서만 접했던 현실 정치를 보는 듯하다. “진짜 국회를 보는 것 같다”, “현실에 있을 법한 정치인들이다”, “정치적 머리싸움이 리얼해서 더 흥미진진하다”라는 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4. 반전에 반전, 베일 벗는 미스터리
지난 8회 방송에서 오영석을 비롯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이 테러 공모자들로 밝혀지면서, “도대체 누가 배후인지 너무 궁금하다”, “이제는 전부 의심스럽다”라며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미스터리의 단서들을 추적하는 국정원 대테러 전담반 한나경(강한나 분)의 시선을 따라 과연 테러의 배후가 누구인지 시청자들이 함께 추리하고 있는 상황.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에 시청자들은 모든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 집중하며 각자 자기만의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댓글 읽는 재미도
‘60일, 지정생존자’, 매주 월, 화 밤 9시30분 tvN 방송.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