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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8)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1980년대부터 클래식 음악계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페라 가수 8명과 무용가 1명은 도밍고에게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털어놨다. 도밍고가 지난 30년간 반복적으로 원치 않은 연락을 지속하고, 노래 레슨과 연습, 배역 제공 등을 빙자해 자신의 집에 와줄 것을 요구했으며, 다리에 손을 올리거나 입술에 키스를 하는 등 원치 않은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들은 도밍고의 성적 요구를 거부할 경우 약속했던 오페라 배역에서 제외됐다고도 했다.
성추행 사실을 고백한 여성들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밍고와는 엘리베이터도 단둘이 타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도밍고와 함께 일했던 소프라노 퍼트리샤 울프는 피해 여성 중 유일하게 실명을 공개하며 “내가 무대에서 내려올 때마다 도밍고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오늘밤 집에 가야해?’ 물었다”고 밝혔다.
LA오페라에서 활동하던 여성 성악가는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면서 “나는 완전히 겁먹어서 도밍고에게 ‘안돼’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성악가는 결혼 사실을 밝혔음에도 도밍고가 끊임없이 만나자고 요구해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도밍고의 말을 거부하는 것은 신에게 ‘노’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큰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여성들 중 통화 녹취 등 증거 자료를 갖고 있는 없었으나 이들이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은 친구들과 동료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밍고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명을 내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들이 제기한 30여년 전의 의혹은 매우 당황스럽고, 지금 드러난 것처럼 구체적이지 않다”면서 “아무리 오래 전 일이라도 내가 누군가를 화나게 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고통
도밍고는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성악가다.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LA 오페라 단장을 맡고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과 함께 ‘3대 테너’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공연을 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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