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태영이 '세젤예'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우진 역할에 끌렸다고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기태영(40)은 4년의 공백 동안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젤예’를 통해 연기의 즐거움, 현장의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기태영은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이하 세젤예)에서 출판사 돌담길 대표이자 편집장 김우진 역을 연기했다. 그는 강미혜 역의 신예 김하경과 러브라인을 이뤘다.
최고 시청률 35.9%로 종영한 ‘세젤예’는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국밥집을 운영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 박선자(김해숙 분)와 세 딸 강미선(유선 분),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약 4년 만에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컴백한 기태영은 “너무 재미있게 했다. 긴장되거나 한 건 없었다. 시작할 때부터 설렘을 갖고 시작했다. 감독님도 잘해줬고 주변 배우들도 좋았다. 오랜만에 연기를 해서 초반에는 신들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욕심을 부렸다. 어느 순간 내려놓고 편하게 했다. 진짜 내내 재미있게 찍었다. 힘들다는 생각도 없었고 불평과 불만이 생길 틈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우진이 역할에 꽂혔죠.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우진이처럼 까칠한 편은 아니지만, 우진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상황상 많이 못 나와서 아쉽기도 해요. 우진이가 겉으로 보면 까칠하지만, 자기 상처로 인한 방어적인 행동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죠. 과거에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있어서 인간관계에 적극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었거든요. 섬세한 면이 많은데, 그런 걸 잘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 기태영이 `세젤예`에서 호흡을 맞춘 김하경을 칭찬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욕심이 난 만큼 기태영을 최선을 다했다. 우진이를 표현하기 위해 10kg을 감량했다. 조정선 작가는 쉬는 동안 자연스럽게 기른 기태영의 머리를 보고 ‘딱 우진’이라고 할 정도였다. 기태영은 장발이 ‘호불호가 나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의 느낌을 믿었다.
기태영은 “캐릭터 표현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머리를 잘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반은 좋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아내 유진의 반응은 어땠냐고 묻자 “콩깍지가 씌어 그런 게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기태영은 김하경과 로맨스를 이뤘다. 그는 김하경이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하경이가 못한 건 아니다. 신인이니까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 없지 않나. 경험이 부족하는 것에서 오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경이에게 댓글 보지 말고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잘해도 주변 환경이나 여러 이유로 이입이 안 될 수도 있다. 잘하고 있으니까 상처받지 말라고 했다. 생각보다 신인들이 카메라 앞에서 주눅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경이는 과감하고 모자라지 않게 표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감정을 잘 잡아 기특했다”며 칭찬했다.
↑ 기태영은 공백기 동안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사진|유용석 기자 |
‘세젤예’는 방송 초반 현실 모녀 이야기, 워킹맘의 애환 등을 다루며 공감을 이끌어냈지만 후반부 재벌가 싸움, 박선자의 시한부 등 자극적인 전개로 ‘막장극’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실제 인생이 막장인 경우도 많다. 그게 인생이다. 그렇게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드라마지 않나. 더 센 드라마도 있고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태영은 공백기 동안 슬럼프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한 가지를 오래 하다 보면 누구든지 쉬고 싶다거나 다른 걸 해보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일이 연기고 재미있는 일이 연기더라. 쉬고 싶다는 건 배부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다시 시작하니까 너무 즐거웠다. 어떻게 보면 제 생활이 단순하다. 안 해 본 것들을 연기하고 제 안에 감추고 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연기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래 쉬다 보니까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갈증이 있었죠. 너무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여러 가지 과정에서 이제야 조금 더 깊이 있게 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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