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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손담비의 재발견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동백꽃 필 무렵’의 향미였다.
24일 방송에 앞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진은 “향미의 존재감이 폭발하는 회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날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에는 향미의 가슴 시린 이야기가 펼쳐지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향미는 극 초반 몰래 술을 홀짝이고 습관적인 도벽 증상을 보이는 등 독특한 인물로 비쳤다. 직관적인 촉과 비상한 관찰력으로 옹산 사람들의 속마음과 비밀을 꿰뚫어 본 그는 노규태(오정세)와 강종렬(김지석)의 비밀을 쥔 채 극의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1억 원을 모아 코펜하겐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드디어 밝혀진 향미의 기구한 인생은 모두를 울렸다. 노규태와 강종렬, 그리고 강종렬의 아내 제시카(지이수)까지 만나 돈을 만나 요구하던 향미는 “왜 그렇게 쪽팔리게 사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코펜하겐에 있는 남동생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향미는 떨리는 입술을 숨기며 당당한 척했다.
향미는 ‘까멜리아’의 보조배터리, 오아시스 필구(김강훈)에게 손을 잡으며 위로받고자 했다. 결국 향미는 동백이가 강종렬에게 받은 3천만 원을 동생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동생마저 향미를 거부했다. 코펜하겐에 오지 말라는 동생의 말에 상처받은 향미는 갈 곳마저 잃었다. 그동안 동생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돈을 보낸 향미는 “내가 호구였다”며 주저앉았다.
진짜 가족에게 버림받은 향미가 간 곳은 동백이가 있는 ‘까멜리아’였다. 배달을 나가려던 동백이는 향미를 마주쳤고, 향미의 눈물을 닦아줬다. 향미는 자신의 게르마늄 팔찌는 왜 가져갔냐는 동백에게 “너 기억하려고”라고 말하는가 하면, 물망초의 꽃말인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말을 남겼다. 향미를 기다리던 동백이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전화는 향미의 죽음을 암시했다.
멍한 표정으로 팩트 폭격을 날리던 향미, 때로는 든든하고 때로는 얄미웠던 향미, 그의 외롭고 고단한 삶의 궤적을 따라온 시청자들은 향미의 눈물 앞에서 같이 울었다.
무엇보다 임상춘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향미라는 인물을 생생하게 연기해낸 손담비의 열연이 더해져 깊은 여운을 남겼다. 손담비는 뿌리 염색이 시급한 헤어스타일과 촌스럽다 못해 벗겨지기까지 한 매니큐어까지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살리며 향미를 그려냈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해 연기에 전념한 지 어느새 10년. 그는 ‘동백꽃 필 무렵’에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며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다른 누구도 떠오르지 않을만큼, 향미 그 자체가 된 손담비. “잊지 말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를 그린다. 매주 수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skyb1842@mk.co.kr
제공|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