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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웅은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가 어려운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올 한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달려온 조진웅(43). 배우로 감독으로 바쁘게 살고 있는 그는 ‘블랙머니’는 “경제 활동을 하는 이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에서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를 연기했다. ‘블랙머니’는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금융범죄 실화극이다.
조진웅은 “무거운 소재지만, 내용은 쉽다. 쉽게 풀려고 했다. 어렵게 풀면 시나리오도 못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양민혁을 따라가다 보면 계속 드는 생각은 이 작품이 관객들이 쉽게 선택할 작품인가 하는 거였다. 그러나 소품 막내들까지 다들 많은 대중이 볼 수 있게 튼실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뭉쳤다”고 설명했다.
‘블랙머니’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기에 고민도 많았을 터. 그는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과거 ‘대장 김창수’를 했을 때는 소재와 주제, 인물의 무게에 눌렸다. 이번 작품도 무게감을 느꼈다. 실제 금융 스캔들이 주는 무게감, 사명감에 눌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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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웅이 사람들이 '블랙머니'를 봐야만 하는 이유를 밝혔다.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블랙머니’는 IMF 이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소재로 했다. 자산가지 70조 은행이 1조 7천억 원에 넘어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조진웅은 “당시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저도 눈여겨보지는 않았다. 다들 우리 세금이 나갈 거라고 생각을 못 했을 거다. 이 영화가 각성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진행 중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화 내라고, 열 받으라고 만든 영화는 아니다. 12세 관람가가 나왔지만, 경제 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이 공감해야 할 영화다. 저희 또래도 그렇고 봐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부질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며 “영화 하나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바뀔 수도 있다. 어떤 영화 하나가 시작일 수도 있다. 희곡 ‘인형의 집’이 가부장적, 남성 우월주의를 깊이 있게 조망하면서 충격을 줬던 것처럼”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조진웅은 ‘블랙머니’는 “정치적 색깔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랬다면 위험했을 것”이라며 “우리 작품은 사건 자체의 객관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색깔을 입힐 수 없을 것 같다. 배우 개인의 소신은 있을 수 있지만, 대중이 눈여겨봐야 할 사건을 주제로 하는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이 마이너스일 것 같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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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웅이 자신의 첫 연출작이자 단편 영화 '예고편'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정지영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은 ‘블랙머니’를 위해 열심히 달렸다. 한 편의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때로는 재촬영도 불사했다.
조진웅은 “수많은 눈이 모니터에 집중하는데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일이 많지는 않지만, 다시 촬영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피곤하고, 괜찮은 것 같은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다들 한 마음으로 ‘블랙머니’를 위해 의기투합했고, 그래서 고마웠다”며 ‘블랙머니’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정지영 감독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조진웅. 그는 “관객들이 통감할 수 있어야 했다. 양민혁이 ‘페이드아웃(fade-out)’ 되면 사건만 관객들에게 남을 수 있도록 했다. 정지영 감독님과 제 캐릭터의 역할에 대해 상의를 많이 했다. 한땀 한땀 만들었다. 그렇게 양민혁의 리듬을 조율했다. 감독님에게 질문도 하고, 열심히 소통하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정지영 감독님은 배우들과 소통도 그렇고 감독으로서 등대 역할을 정확히 해줬다. 이 영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줬다. 정말 열정이 가득했다”며 “이하늬도 이 세상 텐션이 아니었다. 작
현재 조진웅은 단편 영화 ‘예고편’ 후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연출을 나선 건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 품앗이로 하고 있다. 잘 만들어서 장편으로도 만들고 싶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