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지푸라기` 정우성 "전도연과 호흡, 값진 경험"

↑ 정우성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정우성(47)이 힘을 빼고 돌아왔다. 구겨진 셔츠,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호들갑스러울 만큼 허당미 넘치는 캐릭터로 변신한 것.
정우성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서 사라진 애인 때문에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항만 공무원 태영을 연기했다.
일본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으로, 최근 로데르담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정우성은 “시나리오 구성이 좋았다. 거기에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캐스팅돼 있었다. 막연히 전도연이라는 배우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간절히 작품을 찾거나 그럴 수는 없지 않나.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이 기회구나 싶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며 “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원작의 장점을 잘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소모되는 인물도 없다. 돈 가방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인간의 욕망에 포커스를 둘 수 있는데 돈 가방을 찾기 위한 고민이 보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정우성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정우성은 허당미 넘치는 태영을 연기하면서 캐릭터가 붕 뜰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그는 “태영이 등장할 때 호들갑 떤 건 아닌지, 붕 떠 있으면 어떡하나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태영의 호들갑이 캐릭터로 잘 안착해 좋았다”고 안도했다.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중만(배성우 분)이죠. 악한 사람도 아니고 고민하고 갈등하고 현실의 절박함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죠. 태영도 악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게 선택했고요. 하지만 정당화할 수는 없어요. 개개인의 상황과 선택을 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가 옳고 그름을 선택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태영에게도 연민을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했고, 헛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그렸어요. 그래서 태영의 허점을 과장되게 표현했죠.”
정우성은 극 중에서 리액션을 할 때 ‘호들갑스러움’을 많이 심으면서도 과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단다. 그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게 과함이었다. 과하지 않게 치고 올라가며 호들갑을 떨었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전도연과 작업은 어땠을까.
정우성은 “정말 반가웠다. 우리가 맨날 동료다, 같은 업계에 있다고 하지만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전도연 씨랑 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저도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도연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자리한 건 영화에 대한 애정과 현장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 않나. 강단 있게 테이크를 구현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좋은 동료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도연 씨가 절 편하게 봐주길 바랐어요. 현장에서 어떻게 임하는지, 동료로 인정해주길 바라고요. 각자 경력이 오래됐고, 자기 세계가 있는 배우들끼리 부딪쳤을 때 캐릭터와 캐릭터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어떤 배우라는 걸 입증하는 것도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전도연 씨와 교감이 돼서 즐거운 작업이었죠.”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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