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을 둔 B씨는 추석 연휴에 모인 친지들과 대화를 나누다, 자기만 빼고 동서와 시누들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딸아이의 자궁경부암 백신을 다 접종시킨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친지들이 ‘여성암을 하나라도 예방할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딸에게 보험 삼아 빨리 맞춰주라’며 ‘요즘 애들은 이전보다 조숙하니, 자궁경부암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산부인과에도 거부감이 없어야 앞으로 딸이 건강관리를 더 잘할 수 있다’고 권했다며 B씨는 머쓱해 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대한 항체를 형성해 주는 백신은 9세부터 접종이 가능하지만 초경을 시작했다면 산부인과에서 접종하는 것이 추천된다.
산부인과에서 접종하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심해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은지, 그리고 HPV 백신 접종 이유 및 효과 등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원하면 성교육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등 여러모로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노현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위원(자궁경부암연구회)은 "최근 조기검진의 확산으로 자궁경부암의 발병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의 발생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암의 전 단계인 상피이형증이나 상피내암 단계에서 조기 발견해 치료한 것이 원인"이라며 "자궁경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되며, 20~40대 젊은 여성들에게서 암 전 단계 환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어 방심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PV 백신 접종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필수 예방접종 항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0대의 예방백신 접종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후 세대에는 자궁경부암의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백신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비교적 완치율이 높은 자궁경부암은 치료기간이 길어 진료비가 더 많이 드는 암 질환이다. 경제적으로도 백신 접종이 더욱 안전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유방암 환자의 2007년 말까지 생존 비율이 91.4%, 대장암 환자는 69.5%, 자궁경부암 환자는 84.2%인 반면 폐암, 간암,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각각 19.5%, 26.5%, 9%로 낮은 편이다.
따라서 암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처럼 치료비 부담이 큰 여성암 예방을 위해서도 정기적 검진은 필수이다.
의사회는 "21세 이상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매년 1회 정도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추가적으
한편, 의사회는 보다 정확한 자궁경부암 예방 정보를 한국여성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와이즈우먼의 자궁경부암 예방’ 사이트를 통해 무료 상담봉사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