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형철 씨는 아들 우찬이(8세, 서울 송파구)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아이를 씻겨주다가 사타구니 주변이 유난히 볼록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놀란 형철 씨는 아이를 데리고 그 다음 날 바로 병원을 찾았고, 진료결과 탈장 진단을 받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소아탈장을 확인하였다. 우찬이는 절개탈장수술을 받았고, 수술 당일 퇴원해 별 탈 없이 다음 날 등교했다.
특히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부모라면 소아탈장은 반드시 꼭 알아둬야 할 필수 상식이 됐다. 통상 탈장에 의한 통증은 드문 편이어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탈장은 몸 안의 장기가 배 안의 높은 압력을 이기지 못해 약한 복벽을 통해 장이 밖으로 불룩하게 빠져 나오는 증상으로, 소아 탈장 환자는 전체 탈장 환자의 60~70%로 대부분 선천적이다.
또 남아가 여아보다 발생 확률이 10배 높으며 소아 탈장은 대부분 서혜부 탈장으로 태아기에 고환과 장기가 형성되면서 열렸던 복벽 구멍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못했거나, 약하게 막혀 있다가 다시 열려 이곳을 통해 탈장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신생아 시기에는 선천적으로 배꼽부위가 약한데 이곳을 통해 탈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제대탈장이라 하는데, 이 경우에는 대부분 생후 2년 내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남아 있거나 직경이 2cm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배꼽 및 사타구니 주위가 볼록하게 튀어 나오는 것으로 아이가 울거나 기침한 뒤, 혹은 활동 중에 더욱 볼록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가 누우면 겉으로 튀어나왔던 장이 들어가므로 볼록한 것이 다시 사라진다. 신생아에서 탈장의 유무를 판단하기 힘들 때에는 초음파 검사를 하면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정춘식 한솔병원 진료원장(탈장센터)은 “탈장 증상을 잘 모르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탈된 장기가 제 위치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이나, 장이 막히는 장 폐색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자기 표현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신해 부모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탈장은 수술이 필요한 질환으로 발견되면 탈장 구멍을 막는 치료가 필요하다. 너무 어릴 때 수술을 해 혹여나 마취로 인해 아이에게 지장을 주지 않을까 주저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소아탈장은 발견 즉시 조기에 수술을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생후 수개월 이내에 감돈의 빈도가 높고 이에 따른 교액성 장폐쇄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수술 시기는 신생아의 경우 감염증이나 심한 빈혈이 없는 한 생후 50일 이후, 미숙아인 경우 생후 6개월 이후가 적당하다.
또한, 소아의 수술은 성인보다 간단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인 탈장은 탈장낭을 묶어주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해주는 수술을 추가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으나, 소아는 성장하면서 복벽 틈
정춘식 진료원장은 "부모들이 마취 때문에 아기들의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마취 기술이 발달하고 수술방법도 간단하고 수술시간이 15~20분 정도 소요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