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노인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들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노인 우울증은 일반인과는 달리 매우 비전형적으로 나타나며, 알코올중독, 각종 만성통증, 건강 염려증 같은 증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특히 식욕부진, 체중감소, 수면장애 등을 동반하며 배변 이상, 매스꺼움 등의 소화기 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천식, 호흡 곤란 등 자율신경계의 장애를 동반하며 항상 피곤하다는 느낌, 쉽게 피로해짐 등의 억제 증상을 일으킨다.
노인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슬픔의 표현이 적음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많음 ▲최근에 발생된 신경증적 증상 ▲치매에 동반된 우울증 ▲행동장애 ▲비정상적 성격 성향의 강화 ▲뒤늦게 발생한 알코올 의존 등이 있다.
우울증이 진행될수록 인지왜곡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 되고 자기 자신을 자꾸 비난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윤기 서울시북부병원 과장은 “우울증 증세를 갖고 있는 노인의 경우 ‘자살’에 대한 뚜렷한 표현이 없고 간혹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지거나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경우 ‘자살경고등’으로 판단해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며 “노인의 우울증은 젊은 사람과 다르게 본인의 치료 거부, 가족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때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가족들의 각별한 관심으로 조기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과장은 “각종 심혈관계질환, 중금속 만성 중독질환들 모두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간접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우울증을 가진 노인을 치료할 때는 원인질환을 잘 파악해 치료해야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노인우울증의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킨 항우울제를 투여하면 대개 4주 이내에 우울증의 증상들이 좋아지지만, 증상 조절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
우울증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유지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방지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자원봉사, 종교생활, 취미생활, 운동 등을 통해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알코올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